美 ETF 공매도 급증…"불확실성 증폭"

입력 2020-09-25 17:01   수정 2020-09-26 01:53

글로벌 증시가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 기술주 하락 등으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공매도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기술주와 중소형주 ETF를 중심으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쇼트(매도) 포지션이 늘었다. 국내 증시에서도 최근 기관투자가가 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을 내는 인버스 ETF를 사들이는 등 조정 장세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시장정보업체 S3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2일 기준 미국 ETF 시장의 공매도 잔액이 총 1850억달러로 집계됐다. 증시 폭락장이 펼쳐졌던 지난 3월 중 최대치(1540억달러)보다 늘어난 규모다. 이 조사업체에 따르면 지난주(9월 14~18일)에만 11억달러 증가했다.

공매도는 주로 기술주와 중소형주 ETF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 공매도 규모가 가장 큰 ETF는 기술주 부문 인기 상품인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로 165억달러에 달했다. 중소형주를 주로 담는 ‘아이쉐어 러셀2000’ ETF도 156억달러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근엔 ‘SPDR 기술주’, ‘아이쉐어 아이복스 하이일드 채권’ ETF 등에서도 공매도 규모가 커졌다. S3애널리틱스는 “공매도는 나스닥 등 기술주와 스몰캡 시장에서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상품시장에서는 금 ETF인 ‘스파이더 골드 트러스트’의 공매도가 최근 한 달간 2억8900만달러 대폭 늘었다. 금값 하락에 대한 베팅도 증가했다는 의미다.

반면 바이오주 ETF에서는 오히려 공매도 규모가 줄어들었다. S3애널리틱스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조만간 성과를 낼 것이란 기대로 투자자들이 쇼트 포지션에서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에선 최근 하이일드 채권 시장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어 또 다른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일드 회사채 ETF 중 가장 규모가 큰 ‘아이셰어 아이복스 하이일드 회사채’에서는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4거래일간 30억달러가 순유출됐다. 21일에는 하루에만 10억달러 넘게 빠져나가 올 2월 말 이후 최대 순유출액을 기록했다.

이효석 SK증권 자산전략팀장은 “나스닥 선물에 대규모 쇼트 포지션이 나타났고, 3월 이후 계속 오르던 하이일드 채권 ETF에서도 가격 하락 신호가 보였다”며 “미국 대선까지는 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도 상황이 비슷하다. 기관은 지난 17일부터 인버스 ETF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21~24일 기관 순매수 종목 1위는 ‘KODEX 200선물 인버스2X’(2470억원)였고, ‘KODEX 코스닥150선물 인버스’(528억원), ‘KODEX 인버스’(507억원) 등도 각각 5·6위를 차지했다. 투신과 사모의 순매수액도 늘어 당분간 하락장을 예상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선물시장에서는 투자심리를 가늠해볼 수 있는 미결제약정 건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결제약정은 투자자가 선물·옵션 계약을 사거나 판 뒤 이를 반대매매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선물·옵션 계약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지수 상승기에 미결제약정이 늘어나면 향후 지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인 반면 지수 하락기에 미결제약정이 증가하면 지수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달 들어 23만~27만 건 안팎을 기록하던 미결제약정 건수는 지난 22일부터 4거래일 연속 28만 건을 넘어섰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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