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세월호 비판하더니…文도 똑같아"

입력 2020-09-25 17:06   수정 2020-09-26 02:29

“조국 같은 사람은 어느 진영에나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이 사람을 당과 청와대 같은 진영이 감싸고 돌았다는 게 문제의 심각성을 얘기해줍니다. 이 정부가 가지고 있는 대의명분은 위선이고 가짜였다는 것이고, 그런 면에서 조국 사태는 이 정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사진)

조국 사태를 비판적 시각에서 본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저자들이 25일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한 자리에 모여 현 정부에 비판을 쏟아냈다. 일명 ‘조국흑서’라고 불린 이 책은 4주째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지키며 지금까지 7만 부가 팔렸다. 진 전 교수를 비롯해 참여연대의 침묵에 분노해 단체를 탈퇴한 김경율 회계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 실망해 정권 비판에 나선 권경애 변호사,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사태를 보도한 강양구 기자,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 등이 필자로 참여했다.

이날 진 전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윤미향(더불어민주당 의원)한테도 대통령이 한마디 해야 하는데 안 했다”며 “대통령은 국민의 대표로서 판단해야 하는데 매번 대통령의 윤리적 기능이 보이지 않으니 사실상 대통령이 실종된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현 정부가 전체주의적인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도 사람들이 추석 때 귀성을 안 했으면 좋겠지만 귀성하면 벌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가의 역할은 감염이 이뤄지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지, 막연한 가능성으로 집회를 막는 것은 자유주의자의 생각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고방식이 북한과 다르지 않은데 사람들이 점점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섭다”며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헌법적 가치들이 무너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사태에 분노했던 집단이 이번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총격 살인 사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점이 모순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진 전 교수는 “그들(현 정부)이 정말로 과거 정권의 잘못을 보고 고치려는 의지가 있는지, (과거 정권과) 다른 사람들인지 의심하게 하는 일”이라며 “저라면 모든 일정을 취소할 것 같은데 (문 대통령이) 아카펠라 공연을 보고 이러는 게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진보 시민단체를 박차고 나선 저자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김 회계사는 “민주당 당대표 선거캠프에서 뛰던 사람이 시민단체라고 고발장을 들고 다닌다”며 “우린 ‘길을 건너면 안 된다’고 했는데 왔다갔다도 모자라 아예 양다리 걸치는 것을 보면서 이런 시민사회라면 없어지는 게, 망하는 게 낫다”고 털어놓았다. 서 교수는 “‘문재인 케어’로 한국 건강보험 재정이 거덜나고 있다”며 “현 정부는 전문가를 존중하지 않고 자신과 친한 좌파적인 사람들만 만나는 것이 비극”이라고 했다.

권 변호사는 “3000부만 찍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호응이 좋을 줄 몰랐다”며 “‘답답했던 사람이 참 많았구나, 아예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저자들의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아 베스트셀러에 오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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