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시대, 승부수는 스토리텔링

입력 2020-09-27 16:41   수정 2020-09-27 16:43

‘도쿄 바나나’는 일본 여행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는 베이커리 메뉴다. 필자의 고향 대구엔 이런 먹거리가 없었다. 대구 하면 떠올릴 만한 먹거리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구상이 대구 명물 베이커리 브랜드 ‘근대골목단팥빵’ 창업을 이끄는 계기가 됐다.

근대골목단팥빵은 2015년 카페로 시작했다. 카페에서 사이드 메뉴로 단팥빵을 팔았다. 그런데 커피보다 빵이 더 인기를 끌었다. 주 메뉴를 커피에서 빵으로 바꿨다. 여기서 그쳤다면 평범한 동네 맛집 베이커리 중 하나로 남았을 것이다.

이후 근대골목단팥빵이 성장하는 계기가 있었다. 때마침 대구시가 일제강점기 근대골목을 테마로 한 골목투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근대골목단팥빵을 운영하는 홍두당은 이 프로그램에 맞춰 골목 초입에 1920년대풍의 인테리어로 단장한 근대골목단팥빵 1호점을 열었다.

역사를 테마로 한 스토리를 입힌 투어 프로그램의 효과는 대단했다. 관광객들은 역사 탐방 속 미션을 하듯 근대골목단팥빵을 비롯한 여러 대구 지역 브랜드의 빵을 사갔다. 소비자가 공감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스토리 마케팅 효과였다.

근대골목단팥빵은 브랜드명부터 브랜드의 거점인 대구시의 유명 관광지에서 따와 지역민에게는 공감과 향수를, 다른 지역 소비자에게는 호기심과 신선함을 이끌어내는 이야깃거리로 만들었다. 또 역사 속에 담긴 이야기나 제품 생산, 서비스 과정과 관련한 비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전달했다.

홍두당은 오는 11월 본사 건물을 새로 매입해 이전한다. “돈 좀 벌어서 사옥을 통째로 샀나보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세(社勢)를 과시하려는 게 아니라 생존을 위한 이사다.

새로 이사가는 사옥 터는 근대골목 안쪽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1호점도 이곳으로 옮겨 본사 사옥과 합친다. 창업의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한 결단이다. 밀가루 등 식자재를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공장 지대나 근무환경이 쾌적한 오피스타운 대신 사옥 자체를 하나의 스토리로 만드는 길을 택했다.

정성휘 < 홍두당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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