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길 뛰고, 하늘길 내리고…화물운임에 해운·항공사 '희비'

입력 2020-09-27 17:35   수정 2020-09-28 00:4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화물특수로 올 2분기 ‘깜짝 실적’을 거둔 국내 해운업계와 항공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선박공급 부족과 수요 회복으로 선박화물운임은 급등세가 이어지는 데 비해 항공화물운임은 공급 과잉으로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2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5일 기준 1421.75포인트를 기록했다. 2012년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을 맞은 지난 4월 말(818포인트) 대비 두 배 가까이로 올랐다. 미국 항로 운임이 7∼8월 두 달간 전년 동기 대비 72.6% 급등했다.

선박운임지수가 급등한 것은 글로벌 선사들이 잇달아 공급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주요 선사는 비용 절감 등을 위해 배를 항구에 대거 세워뒀다. 각국의 코로나19 봉쇄조치 해제로 예상보다 수요가 빠르게 회복돼 컨테이너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진 것도 운임 상승의 또 다른 원인이다.

국내 유일 대형 해운회사인 HMM(옛 현대상선)은 선박운임 급등의 최대 수혜주다. HMM은 올 들어 세계 최대 규모인 2만4000TEU급(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모두 투입했다. 글로벌 선사들이 공급을 줄인 상황에서 초대형선 투입을 통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거두며 HMM은 지난 2분기 136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15년 1분기 이후 21분기 만의 흑자 전환이었다. SM그룹 해운부문 계열사인 SM상선도 2분기 창사 이후 최대인 20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시장에선 해운업계 호황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성수기를 앞둔 데다 글로벌 선사들이 공급을 대폭 늘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반면 항공업계는 올 하반기 실적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여객 수요 회복이 요원한 가운데 2분기 ‘깜짝 흑자’를 이끌었던 화물영업의 사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홍콩~북미 노선의 화물운임은 지난달 말 ㎏당 5.5달러로, 지난 5월(7.7달러) 대비 석 달 만에 30% 가까이 급락했다.

국제 화물운임은 1월 3달러대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두 배 이상 급등했다. 통상 국제 항공화물의 40%가량은 여객기 하단 화물칸을 활용하는 ‘벨리 카고’ 방식으로 이뤄진다. 코로나19로 국제선 운항 편수가 급감하자 공급 부족으로 화물운임이 급등했다. 화물 전용기를 각각 23대, 12대 보유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올 2분기 ‘깜짝 흑자’를 낸 배경이다.

하지만 글로벌 항공사가 잇달아 화물 영업에 뛰어들면서 화물운임이 급락하고 있다. 대형 화물운송이 가능한 선박과 달리 화물 수요가 특정 물품에 국한돼 있다는 점도 항공업계로선 고민거리다. 시장에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실적 추정치 평균)가 전분기 대비 최소 7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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