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 배터리 판결 3주 연기…LG vs SK '장외 공방' 격화

입력 2020-09-27 17:37   수정 2020-09-28 00:43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2차전지(배터리) 기술분쟁 향방을 결정짓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판결이 다음달 26일로 3주 연기됐다. 양측은 판결 연기 배경에 대해 정반대 해석을 내놓으며 치열한 장외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하루 동안 반박에 재반박
ITC는 지난 25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다음달 5일로 예정했던 최종판결을 26일로 3주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ITC는 판결 연기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지만 양측의 반응은 엇갈린다.

LG화학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된 것일 뿐 기존 패소 판결이 유지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ITC는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판결을 내렸다.

LG화학은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9월 제기한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과 관련, ITC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이 최근 재판부에 제출한 사전 의견서도 27일 공개했다. 이번 OUII의 제재 동의 의견서는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과 관련된 것으로 다음달 26일 최종판결을 앞둔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는 관련이 없다.

공개된 의견서에 따르면 OUII는 LG화학이 제시한 증거 인멸 정황과 SK이노베이션의 고의성 등을 인정했다. LG화학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이 특허 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기술은 오히려 LG화학의 선행기술을 베낀 것이어서 해당 특허가 신규성이 없다는 우리 요청을 전적으로 지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QUII 의견서는 재판부 참고용일 뿐 법적 구속력은 없다.

SK이노베이션은 즉시 반박에 나섰다. SK이노베이션은 “OUII 의견서는 우리 측 반박 의견서가 제출된 11일 작성됐다”며 “우리 입장이 고려되지 않은 채 LG화학 주장만 반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렌식 자료 유출’ 공방까지
SK이노베이션은 판결이 연기된 배경과 관련해서도 다른 관측을 내놓고 있다. 어떤 문서가 영업비밀을 침해했고 어떤 손실을 입혔는지 구체적인 산정이 어려워 재검토가 길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LG화학은 이에 대해 “ITC에서 진행 중인 다른 소송들도 코로나19 여파로 최종 결정이 연기되고 있다”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LG화학이 자사 기밀자료를 외부로 무단 반출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LG화학이 지난달 말 SK이노베이션 자료를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취득한 내부정보를 USB에 저장해 외부로 무단 반출한 정황이 확인됐다는 주장이다. 배터리 핵심 기술이 USB에 담겨 반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SK이노베이션의 주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주장의 근거로 OUII가 제출한 의견서를 냈다. QUII는 24일 SK이노베이션이 요청한 LG화학의 USB·장비 포렌식 조사 진행을 지지하는 의견서를 제시했다. LG화학은 “QUII의 의견서 제출은 포렌식 과정 조사에는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일 뿐”이라고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러면서 “당사의 포렌식 과정에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중대한 법적 제재를 모면하기 위한 술수”라고 주장했다.

ITC의 최종 판결 연기로 3주간의 시간을 벌게 되면서 두 회사가 극적으로 타협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들 회사는 최근까지 내부적으로 합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따져본 것으로 알려졌지만 보상금 수준은 물론 특허 침해 사실 여부를 놓고도 의견 차를 전혀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LG화학 배터리 분사를 계기로 분쟁을 조기에 매듭지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LG는 두 사안은 전혀 별개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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