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가볍게"…전기차 시대, 경량화에 사활 건 소재·부품사들

입력 2020-09-29 11:13   수정 2020-09-29 16:48



자동차 업체와 거래하는 소재·부품업체들이 가벼운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기차의 확산으로 차량의 무게를 줄이는 일이 한층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경량화는 이전부터 자동차 업계의 화두였다. 현대차에 따르면 1.5?짜리 가솔린차의 무게를 10% 줄이면 연비가 3.8%, 가속성능이 8% 향상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관성의 힘을 덜 받게 되기 때문에 제동거리가 5% 줄어든다. 배기가스 배출량이 2.5~8.8% 줄어드는 것은 덤이다.

전기차는 '다이어트'의 효과가 한층 더 크다. 전기차에는 초대형 배터리가 들어간다. 이 때문에 같은 크기의 가솔린차보다 10~20% 중량이 더 나간다. 부품 경량화의 효과가 가솔린차보다 더 크다는 얘기다.

LS전선은 최근 알루미늄으로 전선을 만들기 시작했다. 알루미늄 도체 전선은 기존 구리 전선보다 40% 이상 가볍다. 전기차 1대에 들어가는 전선의 무게는 25㎏ 선이다. 알루미늄 전선으로 바꾸면 15㎏ 안팎까지 무게가 줄어든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 전장업계에서도 알루미늄 전선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며 "2025년이 되면 알루미늄 전선의 비중이 30%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 3월 구미 아라미드 생산라인의 생산량을 25%가량 늘렸다. 추가 생산하는 물량만 연간 1500?에 이른다. 아라미드는 '아로마틱 폴리아미드'의 준말이다. 노란 색깔 때문에 ‘황금 실’이라고도 불린다. 5㎜ 정도 굵기의 가는 실로 2?의 무게를 들어올릴 만큼 강하면서도 내구성이 뛰어나다. 회사 관계자는 "전기차 부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넥쏘에 들어가는 수소연료탱크용 탄소섬유도 무게와의 전쟁 때문에 재조명받는 제품으로 꼽힌다. 실 안에 탄소를 92% 이상 함유한 제품을 탄소 섬유로 부른다.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탄성은 7배에 이른다. 고압을 버티면서 무게도 가벼워야 하는 수소탱크와 궁합이 잘 맞다. 효성은 2011년 탄소섬유 제품을 내놓은 후 10년 간 적자 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지난 2월엔 1차 증설을 완료해 연간 4000?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가벼운 소재가 절실한 제품은 전기차만이 아니다. LG전자가 최근 선보인 스마트폰 'LG 윙'의 마케팅 키워드 중 하나도 '경량화'다. 이 제품은 디스플레이 두개를 붙여 ‘ㅜ’, ‘ㅏ’, ‘ㅗ’ 등의 형태를 구현한 제품이다. 화면 두개를 붙인 만큼 일반적인 스마트폰보다 무거울 수밖에 없다. LG전자가 제시한 해법은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 소재다. 초경량 노트북 ‘LG 그램’ 경량화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외형과 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부분에 구멍을 내는 방법까지 동원해 무게를 줄였다.

송형석/이선아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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