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죽 쑤며 40년간 12억 기부한 80대…"할 일 했을 뿐"

입력 2020-09-28 18:03   수정 2020-09-29 00:29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은 팥죽 집을 운영하며 40여 년간 12억원 넘게 기부한 김은숙 씨(81·사진)를 제20회 우정선행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김씨는 1976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서울서둘째로잘하는집’이라는 상호의 팥죽 집을 차려 장사를 하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기부를 시작했다. 김씨는 2009년부터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매달 50만원을 기부했고, 해를 거듭하며 월 300만원까지 기부금을 늘렸다. 지난해에는 사별한 남편의 유산인 아파트도 팔아 9억원을 기부했다.

김씨 친어머니와 딸은 모두 정신질환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김씨는 딸이 진료를 받는 서울시 은평병원에 2억원을 지정기탁해 성인 정신질환자들을 도왔다. 지난해 이 병원 환자 65명에게 총 6500만원이 지원됐다. 김씨는 매달 두 번씩 간식나눔 봉사를 하며 선행을 이어왔다. 그는 역대 우정선행상 대상 수상자 가운데 최고령이다.

오운문화재단은 “수입이 있다고 해도 기부하기 어렵고 남편의 유산을 전액 기부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인데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하는 김씨 앞에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며 “김씨의 선행은 우리 사회에 큰 울림과 귀감이 된다”고 밝혔다.

우정선행상 본상은 기부금·바자로 모은 기금으로 빈곤층을 지원한 서울 중랑구 지역 자조단체 ‘사랑의 샘터 긴급지원은행’, 29년간 보육원 아동들을 위해 의료·학습봉사를 해온 전북 익산의 송헌섭 씨(63), 19년간 학교 폭력 피해자 치유에 앞장서온 대전 유성구의 조정실 씨(62)가 받았다.

고(故) 이동찬 코오롱그룹 회장의 호 ‘우정(牛汀)’을 따서 만든 우정선행상은 사회의 선행과 미담 사례를 널리 알리고 격려하기 위해 2001년 제정됐다. 지난해까지 총상금이 1억원이었지만 올해부터 1억5000만원으로 증액됐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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