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로 다가온 美 대선…금·국채 베팅 늘었다

입력 2020-09-28 17:43   수정 2020-09-29 01:15

올해 미국 대선(11월 3일)을 둘러싼 혼란이 예상되면서 미 국채와 금 등 안전자산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투자자는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 투자를 통해 시장 급락에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표 당일 승자를 알 수 없는 ‘깜깜이 대선’으로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에 투자자들이 선제적 위험 관리에 나선 것이다.


투자자들의 불안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는 VIX다. 현재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거래되는 VIX는 올 10월물이 32.23이지만 대선이 낀 11월물은 33.68로 높아진 뒤 12월물 32.03, 내년 1월물 31.03으로 낮아진다. WSJ는 “투자자들이 12월까지 이어질 (대선 관련) 혼란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VIX는 S&P500지수의 향후 30일간 변동성에 대한 시장 기대를 보여주는 지수다. 주가지수와 반대로 움직일 때가 많다. 11월물 VIX가 치솟는다는 건 대선 직후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다.

금값도 시장의 불안을 보여준다. 트로이온스당 금 선물 가격은 10월물 1868.90달러, 11월물 1873달러, 12월물 1876.90달러, 내년 2월물 1883.90달러 등으로 계속 높아진다. 국제 금값은 최근 달러 강세와 미 의회의 5차 부양책 불발 가능성 탓에 조정을 받긴 했지만 올 들어 23%나 오른 상태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이 금값 상승에 베팅하는 건 위험 회피 차원이다.

모나 마하잔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 미국투자부문 선임전략가는 WSJ에 “미 대선 기간과 이후 몇 주간 결과가 확실해질 때까지 다소 방어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미 국채와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 관련 자산 비중을 늘리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미 국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이 출렁인 올해 안전자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실제 미 국채는 올해 다우지수와 S&P500지수보다 투자자들에게 더 높은 수익을 안겨줬다. 미 국채에 주로 투자하는 ‘i셰어 미 국채 ETF’와 ‘피델리티 미 국채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은 올 들어 각각 9%와 7.1%에 달한다.

반면 S&P500지수는 올 들어 2.1% 상승에 그쳤고 다우지수는 4.8% 하락했다. 미 증시 3대 지수 중에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만 올해 22% 올랐다.

미 국채는 미 중앙은행(Fed)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면서 수익률이 뛰었다.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은 상승한다.

투자자들이 대선을 앞두고 ‘방어적 투자’에 나서는 건 코로나19 발생으로 급락했던 주가가 단기 급등해 증시 조정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도 있다. 특히 미국 경제가 기대만큼 빨리 회복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크다.

미 의회의 5차 부양책이 불발될 가능성도 투자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민주당이 2조4000억달러대 부양책을 추진하는 반면 공화당은 최근 3000억달러 규모 ‘초미니 부양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후임 대법관 인준을 둘러싼 미 정치권의 갈등으로 대선 전 추가 부양책이 통과될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JP모간은 24일 추가 부양책이 불발될 것으로 보고 올 4분기 미 경제성장률 전망치(전 분기 대비 연환산)를 종전 3.5%에서 2.5%로 낮췄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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