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NTT '5G 총력전'…44조 투입해 도코모 100% 자회사로

입력 2020-09-29 08:31   수정 2020-09-29 08:37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가 한국에 뒤쳐진 차세대 통신규격 5G와 사물인터넷(IoT)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총력전을 펼치기 위해 이동통신 자회사인 NTT도코모를 100% 자회사로 만든다. 상장회사인 NTT도코모의 공개매수에 일본 역사상 최대 규모인 4조엔(약 44조4380억원)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NTT가 이동통신 자회사인 NTT도코모에 대한 공개매수를 실시해 100% 지분을 확보한 뒤 상장폐지할 계획이라고 29일 보도했다. NTT는 도쿄증시 상장사인 NTT도코모 지분 66.2%를 갖고 있다. 주가 프리미엄 등을 고려할 때 잔여지분 33.8%를 모두 사들이는데 필요한 자금은 4조엔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역대 공개매수 가운데 최대 규모다. 기업 인수·합병(M&A)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2000년 후지, 다이이치산교, 일본흥업은행을 합쳐 일본 3대 은행인 미즈호은행을 탄생시킨 이후 최대 규모다.

6월말 기준 1조엔의 현금성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NTT는 나머지 공개매수 자금을 회사채 발행 등 부채로 조달할 계획이다.NTT도코모는 이동통신 시장의 공정경쟁을 유도하는 일본 정부의 정책에 따라 1992년 NTT로부터 분할됐다. 1998년 설비투자 자금 조달을 위해 도쿄증시 1부에 상장했다. 공개매수가 마무리되면 약 30여년 만에 모회사와 사실상 한 몸이 된다.

NTT가 NTT도코모를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이유는 한발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5G와 IoT 부문에 보다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위해서로 분석된다. 성장 정체 상태인 일본 통신업계에서는 최근 5G 등 차세대 통신시장에서 한국 등 경쟁국에 뒤쳐졌다는 위기감이 상당하다. 2018년 12월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시작한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은 올 봄에야 서비스를 개시했다. 영국 시장조사회사 옴디아의 '5G 서비스 진척도'에서 일본은 13위로 전세계 1위인 한국은 물론 미국(4위), 중국(8위), 독일(9위), 스페인(11위) 등 보다 순위가 쳐진다.

그런데도 모회사인 NTT와 자회사인 NTT도코모 모두 도쿄증시에 상장돼 있다보니 대규모 투자와 같은 의사결정이 느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NTT 주주와 NTT도코모 주주의 이해관계가 다른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NTT도코모를 100% 자회사로 만들면 두 회사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다. 연간 5000억엔 안팎인 NTT도코모의 순이익을 일반주주와 나누지 않고 고스란히 가져올 수도 있다.

NTT는 이 자금을 5G와 IoT 투자로 돌려 해외 이동통신사와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NTT는 2030년까지 기존 데이터 전송속도를 100배 높이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해외 사업을 확대해 80%에 달하는 일본 휴대폰 시장 의존도도 낮출 계획이다. 점유율 면에서는 37%로 일본 1위지만 KDDI(점유율 28%), 소프트뱅크(22%)보다 낮은 이익률을 높이는 등 경영효율성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8일 출범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내각이 휴대폰 요금 인하를 압박하는 점도 역대 최대 규모의 공개매수를 실시하는 배경이다. 스가 내각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수준인 일본의 휴대폰 요금을 40% 가량 낮춰야 한다며 연일 이동통신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NTT는 휴대폰 요금을 인하함에 따라 발생하는 손실을 매우기 위해 NTT도코모의 공개매수가 마무리되는대로 비용절감에 착수할 계획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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