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3개월 미만 아이, 체온 38도 이상이라면 응급실 찾아야"

입력 2020-10-03 09:06   수정 2020-10-03 09:08


아이를 키울 때 당황스러운 상황은 아이에게 열이 날 때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환절기에는 단순 감기 때문에 열이 나는지, 다른 질환 때문에 열이 나는지 구분하기 어렵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때문에 무작정 병원을 찾는 것은 부담스럽다. 이원석 일산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이가 열이 나는 경우에 대처하기 위해 소아의 정상 체온 기준이 몇 도인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돌 이전 아기는 37.5도 이하가 정상체온이다. 돌 이후 아이는 37.2도다. 하지만 아이마다 개인차가 있고 재는 부위에 따라 체온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아이의 체온을 알고 있는 것이 좋다.

열이 난다고 느끼는 발열의 기준은 오전 37.2도, 오후 37.7도 이상이다. 발열은 소아환자가 응급실을 찾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3개월 미만 영아가 아니라면 무조건 병원을 찾을 필요는 없다. 39도 넘는 심한 고열을 호소하지 않거나 특이한 신체반응이 없을 때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생후 4개월 이상이라면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올라 힘들어할 때 경구용 해열제를 복용토록 하는 것만으로도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계와 부르펜계 두가지 해열제를 복용할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계 해열제는 연령과 상관없이 복용할 수 있지만 부르펜계 해열제는 생후 6개월 이상부터 복용해야 한다.

해열제 복용에도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아이가 추위를 느끼지 않는 선에서 미온수로 온 몸을 닦아주면 좋다. 하지만 38도 이상 발열이 48시간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생후 3개월 미만 영아에게 열이 나면 패혈증, 뇌수막염, 요로감염 등으로 인한 발열일 가늘성이 있다. 생후 3개월 미만 영아의 체온이 38도 이상이라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고 전신이 뻣뻣해지면서 의식을 잃어버리는 열성경련도 있다. 소아 100명 중 2~3명의 비율로 발생하는 꽤 흔한 질환이다. 대부분의 열성경련은 지속 시간이 1분 내로 짧다. 발달장애 등 후유증도 남기지 않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금방 경련을 멈췄더라도 아이 상태를 확인해봐야 하기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경련이 5분 이상 지속되고 하루 두번 이상 발생하고 경련 시 심한 호흡곤란, 경련 후 마비 증상을 동반하면 뇌전증 같은 신경학적 질환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반드시 신경학적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폐렴은 초기증상이 발열, 기침 등 감기와 유사하다. 감기는 가벼운 대증치료를 하면 2주 안에 저절로 낫는다. 반면 폐렴은 증상이 더 오래 지속되고 흉통,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기흉 등 합병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고열이 3일 이상 계속되면서 가래와 기침이 심하거나 호흡수가 평소보다 많이 빨라진다면 폐렴을 의심해야 한다. 갈비뼈 사이와 아래가 쏙쏙 들어가는 흉부당김 증상도 폐렴 증상이다.

요로감염이 생겨도 열이 난다. 대개 발열 외에 다른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아이들이 많지만 배뇨통을 호소하거나 소변 냄새가 평소와 달라지기도 한다. 설사, 복통 증상을 같이 호소하기도 한다. 요로감염을 방치하면 신장감염, 패혈증 등으로 이어지기 쉽다. 다른 증상 없이 발열 증상만 지속되는 아이라면 소변검사를 받아야 한다.

가와사키병도 주의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린이 괴질’로 의심받던 질환 중 하나다. 전신 혈관에 염증이 생겨 열이 나는 급성 열성 혈관염이다. 다양한 모양의 피부 발진, 결막충혈, 손발가락 부종, 임파선염 증상 등이 생긴다. 대개 고열과 함께 증상이 나타나는데 환자 10~15%는 고열 외에 다른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일도 많아 진단하기 어렵다.

가와사키병이 생기면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염증을 일으킨다. 관상동맥류, 관상동맥류 파열, 급성 사망 등으로 이어지기 쉽다. 협심증도 생기기 쉽다. 이 교수는 "아이가 5일 넘게 39도 이상 발열 증상을 호소하고 발진, 결막충혈 등이 있다면 가와사키병을 의심해야 한다"며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밀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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