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막말 잔치였다. 29일(현지시간) 막이 오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첫 TV토론회 풍경이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입성을 노리는 바이든 후보는 당초 예상처럼 막말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상대방을 깎아내리며 원색적인 비방 난타전을 벌였다.
"사회주의", "거짓말쟁이"라고 상대방을 인신공격하는 막말이 난무했다. 진행자가 두 사람을 제지하는데 진땀을 빼는 장면도 수차례 연출됐다.
두 후보의 이날 첫 TV토론은 오는 11월 3일 대선일을 35일 앞둔 밤 9시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막이 올랐다.
두 후보는 상대방의 개인 신상 문제부터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 후임 지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책임, 인종차별 문제, 선거의 완전성, 경제 부흥 등 6개 주제를 놓고 시종일관 충돌했다.
연방대법관 지명 첫 주제부터 두 후보는 맞받았다. 지난 18일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이 별세한 이후 대선 승리자가 후임을 지명해야 한다는 바이든 후보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 지명을 강행한 것을 놓고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선거에서 이겼다. 선거에는 결과가 있다"며 "우리는 상원을 갖고 있고 백악관을 갖고 있고, 경이로운 지명자가 있다"고 지명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바이든 후보는 "미국 국민은 누가 대법관 지명자가 될지 말할 권리가 있다"며 대선 이후 지명 주장을 고수했다. 바이든 후보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우위의 대법원을 구성해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을 위헌으로 만든 뒤 2000만명의 미국인에게서 의료보험을 없애려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의 당은 사회주의 의료로 가고 싶어한다"며 이념 공세를 시도하자 바이든 후보는 "그 정당은 지금 나다. 나는 민주당"이라고 되받아쳤다.
또 바이든 후보가 "나는 그의 거짓말을 규탄하려고 여기에 있는게 아니다. 모두가 거짓말쟁이를 알고 있다"고 몰아붙이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이 거짓말쟁이야"라고 바이든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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