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T '축랭시스템'…의약·식료품 업체에 각광

입력 2020-10-04 18:26   수정 2020-10-05 00:37


지난달 불거진 독감백신의 상온 노출 사고는 의약품의 적정온도 섭씨 2~8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냉장유통 원칙이 지켜지지 않아서다. 의약품뿐 아니라 식료품 등의 유통 과정에서도 적정온도를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저온 물류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이에스티(EST)의 ‘축랭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정온 유지·에너지 절약 장점
EST의 축랭 시스템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이 개발한 PCM(상변화 물질)이 기술의 핵심이다. PCM은 고체에서 액체로 변화되는 과정에서 주변의 열을 흡수하는 물질로, 특정 온도를 오랜 시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2007년 설립된 EST는 기술협약을 맺고 독점 공급권을 확보한 뒤 2008년 축랭 시스템을 개발해 다양한 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PCM 축랭 시스템은 아이스크림 등 빙과류를 운송하는 냉동 탑차에 먼저 적용된 뒤 신선한 채소 등을 운반해야 하는 식자재 업체의 냉장 탑차로 확대됐다.

PCM 축랭 시스템은 원하는 온도를 오랜 시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기존 일반 냉동·냉장 탑차는 자동차의 전력을 활용해 냉동고를 가동하기 때문에 시동을 끄면 냉동이나 냉장을 유지할 수 없다는 맹점이 있다. 주차 중에도 시동을 켜야 원하는 온도를 유지할 수 있으며 매일 물건을 싣기 전 약 한 시간 동안 미리 냉각시켜야 해 공회전 시간이 길다.

이정근 EST 대표는 “PCM 냉동탑차는 자동차의 전력과 별도로 PCM 모듈을 가동하기 때문에 차량의 시동을 꺼도 정해놓은 온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며 “차량을 운행할 때만 시동을 켜도 되기 때문에 공회전이 적어 탑차의 연비를 개선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축랭 창고 등 신시장 개척
EST는 냉동과 냉장 PCM을 모두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다. PCM 모듈을 처음 제작할 때 영하 4도, 영하 12도, 영하 21도 등 원하는 온도로 설정하면 된다. PCM 냉동탑차는 운송을 마친 뒤 심야 전기로 6~8시간 PCM 모듈을 축랭하면 다음날 제품을 운송할 때 약 8시간 동안 정해진 온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한다. 배송처 수십 군데에 들러 문을 여닫는다는 조건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문을 열지 않고 창고처럼 이용하면 36시간까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 등 지하주차장으로 운송하는 곳에서 일반 냉동탑차는 시동을 끄기 때문에 냉장을 지속할 수 없지만 PCM 축랭탑차는 그 시간에도 냉장 혹은 냉동을 유지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이 알려지면서 풀무원이 먼저 PCM 축랭탑차를 도입했다. 이후 CJ제일제당, 육군본부, 청정원 등으로 납품처를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 290억원을 올렸으며 이 가운데 65억원이 축랭시스템 등 에너지 부문에서 나왔다. 이 대표는 “1t 트럭 기준으로 탑차 설치 가격이 PCM 축랭시스템은 1200만~1400만원으로 일반 냉동탑차(700만 원)의 두 배 가격임에도 주문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시장 개척을 위해 축랭 창고를 비롯해 PCM 물질 국산화 등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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