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코로나 계엄령" 비판에 與 "한글날도 봉쇄"

입력 2020-10-04 17:32   수정 2020-10-05 01:20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광화문 집회 통제를 놓고 치열하게 대립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개천절 불법 집회를 완벽하게 봉쇄했으며, 한글날에도 원천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재인산성(문재인+산성)’ ‘코로나 계엄령’ 등의 표현까지 동원하며 정부를 강력 비판했다. 보수단체는 오는 9일 한글날에도 집회를 예고하고 있어 여야 간 대립이 한층 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野 “코로나, 정부·여당은 피해가나”
국민의힘은 광화문 집회 차단은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4일 SNS를 통해 “무능하고 무식한 자들이 권력에 기생하면서 경제 참사와 굴욕적 대북 종속을 초래했고 이제 그 허울뿐인 본색이 드러나 통치 기반을 잃어가고 있는 것을 직감한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이 기댈 곳이 ‘문(文)리장성’ 밖에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라고 했다. 그는 “표현의 자유가 가지고 있는 헌법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헌법 질서를 수호해야 할 경찰이 되레 헌법정신을 깔아뭉갠 이번 사태는 민주와 법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날을 세웠다. 경찰은 지난 3일 오전부터 광화문에서 대한문까지 이르는 세종대로 일대에 수송버스로 차벽을 세워 집회 참가자 집결을 막았다. 또 시내 진입로 90곳에 검문소를 설치해 통제했다.

1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한 이낙연 대표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국민에게 성묘도 자제하라고 해놓고 이낙연 대표는 봉하마을 참배를 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서울역 승객 대기 중인 택시 행렬은 그대로인데 반정부 차량 시위는 9대 이하만 된다고 하고, 추캉스로 관광지에 사람들 모이는 건 괜찮고 코로나를 이유로 광화문 집회는 차량 산성을 쌓아서 봉쇄한다”며 “코로나가 야당과 반정부 시위대에게만 찾아가고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피해 가느냐”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광화문 광장에는 사실상 ‘코로나 계엄령’이 선포된 것”이라며 “세계 어느 선진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막대한 공권력을 행사해 시민의 헌법상 권리와 자유를 억압한 나라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與 “한글날 집회도 원천봉쇄”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보수단체의 개천절 불법 집회를 완벽하게 봉쇄해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덜어주신 경찰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신 대변인은 “보수단체들은 9일 한글날 4000여 명의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며 “눈물겹게 일상의 회복을 기다리는 국민을 위해 대규모 불법 집회는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불법 집회에 단호히 대처하기로 했다.

이 대표도 한글날 예고된 보수단체 집회를 원천봉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일부 단체는 한글날 집회를 또 예고했다”며 “이유가 무엇이든, 불법 집회나 방역방해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찰은 한글날에도 불법 집회를 원천봉쇄하고, 위험 요인을 사전 차단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시와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9일 서울 도심에 신고된 집회 건수는 지난 1일 기준 117건에 달한다. 경찰은 10인 이상이 모이는 것으로 신고된 집회에 대해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모두 집회금지를 통고한 상태다.

민주당은 광화문 집회 차단을 놓고 ‘정부의 과잉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국민을 위한 방역의 벽”이라는 변론을 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3일 “거리가 봉쇄돼 시민 여러분의 불편이 컸다”며 “광화문 광장을 에워싼 차벽은 우리 국민 여러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라고 논평했다.

김소현/김남영 기자 alpha@hna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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