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재 과시하며 '깜짝 외출'…의료진 "미친짓"

입력 2020-10-05 13:09   수정 2020-10-06 02:2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오후 메릴랜드주 월터 리드 군 병원 밖에 모여 있던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밖으로 나오는 ‘돌출행동’을 했다. 마스크를 쓴 채 뒷좌석에 앉아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든 뒤 다시 병원으로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 시간 전 트위터에 올린 1분13초짜리 동영상에서 병원 밖에 있는 지지자들을 “위대한 애국자”라고 치켜세우며 “깜짝 방문하겠다”고 예고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투병과 관련, “매우 흥미로운 여행이었다”며 “코로나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했다. 이어 “이것은 진정한 학교”라며 이번 일로 코로나에 대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깜짝 외출’은 한 달도 남지 않은 대선을 앞두고 외부 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지지층을 규합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여론의 관심을 자신에게 집중시키기 위한 노림수일 수도 있다.

보건 전문가의 반응은 싸늘했다. 월터 리드 병원의 내과의사 제임스 필립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을 “미친 짓”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차량에 탑승한 모든 사람은 14일간 격리해야 한다”며 “그들은 병에 걸리고 죽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조너선 라이너 조지워싱턴대 교수도 “무책임함의 극치”라며 “병원 밖의 즐거운 드라이브를 함으로써 경호원을 중대한 위험에 처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 차량엔 비밀경호국(SS) 요원 2명이 마스크를 쓰고 탑승했다. 의회전문지 더힐은 코로나19 환자는 일반적으로 14일간 격리해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코로나19 신속진단을 통해 1차로 양성 판정을 받고도 이를 숨겼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1차 양성 판정 후 정밀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며 신속진단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복수의 인사들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특히 신속진단 결과를 통보받은 상태에서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 나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만 말했다고 WSJ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히 언제 코로나19에 걸렸는지는 미국에서 ‘핫 이슈’ 중 하나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는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진단을 받은 지 ‘72시간’이 됐다고 말했다가 나중에 ‘셋째날’을 잘못 말했다고 정정해 의혹을 증폭시켰다. 당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사실이 공개된 지 36시간 정도밖에 안 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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