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로 착각했다"더니…을왕리 동승남, 음주운전 '적극 교사'

입력 2020-10-06 16:22   수정 2020-10-06 16:24


인천 을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만취 상태로 역주행을 하다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와 동승자가 6일 모두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차량 소유주인 동승자는 음주운전을 적극적으로 부추긴 정황이 확인돼 운전자와 똑같이 이른바 '윤창호법'을 적용받았다.

인천지검 해양·안전범죄전담부(황금천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A(33·여)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사 및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교사 혐의로 동승자 B(47·남)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지난달 9일 0시 55분께 인천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한 편도 2차로에서 술에 취해 벤츠 승용차를 몰다가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을 배달하러 가던 C(54·남)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운전한 벤츠 차량은 사고 당시 중앙선을 침범했고,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4%로 면허취소 수치(0.08%)를 훨씬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B씨가 A씨의 음주운전을 단순히 방조한 수준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부추긴 사실을 확인하고 위험운전치사의 공범으로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동승자도 위험운전치사죄의 공동정범으로 판단했다"며 "음주운전을 할 생각이 없는 운전자에게 범행을 시킨 경우 교사범이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A씨(33·여)가 음주사고를 낼 당시 조수석에 앉아있던 동승자 B씨(47)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당시 만취 상태로 A씨가 대리기사인 줄 알고 운전대를 맡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건은 사고로 숨진 50대 치킨 배달원 딸이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가해 운전자의 강력 처벌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피해자 딸은 청원글을 통해 "중앙선에 시체가 쓰러져있는데 가해자는 술이 취한 와중에 119보다 변호사를 찾았다. 동승자는 바지벨트가 풀어진 상태였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아래는 청원글 전문

9월9일 01시경 을왕리 음주운전 역주행으로 참변을 당한 50대 가장의 딸입니다.

지난 새벽 저희 아버지는 평소처럼 치킨 배달을 하러 가셨습니다. 그날따라 저녁부터 주문이 많아서 저녁도 못드시고 마지막 배달이라고 하고 가셨습니다. 배달을 간지 오래됐는데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를 찾으러 저희 어머니는 가게 문을 닫고 나섰습니다. 그 순간 119가 지나갔고 설마 하는 마음에 저희 가게에서 2km 근방에서 저희 오토바이가 덩그러니 있는 것을 발견하셨습니다. 구급차는 이미 떠났고 남겨진 구급대원에게 오로지 한가지만 물어봤다고 합니다. 의식이 있나요. 의식이 있나요. 의식이 있나요... 대답을 해주지 않는 구급대원을 보고 이미 저희 어머니의 세상은 무너졌습니다.

경찰의 도움으로 정신없이 구급차를 쫓아갔고 근처 큰 병원으로 간다던 구급차가 우회하여 인천 소지 대학병원으로 가는 것을 보고 그냥...제발...장애가 있어도 되니까 살려만주세요... 계속 빌었다고 합니다.
대학병원 응급실은 받아주지 않았고 그대로 영안실로 내려가셨습니다..

그리고 따로 살고 있는 저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자다가 이런 날벼락이 있을까 미친 사람처럼 울면서 와서 확인했어요. 정말 우리 아빠가 맞을까. 하얀 천으로 돌돌 말려있는데 피가 너무 많았습니다. 얼굴을 들쳐봤는데 진짜 우리 아빠였습니다.

미친 사람처럼 울고있는데 경찰서에 출석을 하라고 하더라구요. 사망사건 진술서를 써야한다고. 살면서 처음 경찰서에 갔고, 저밖에 갈 사람이 없었고, 너무 무서웠습니다.
경찰서에 갔는데, 작은 방에서 어떤 여자가 하염없이 울더라구요. 설마 저 사람이 가해차량 운전자 인가요. 끄덕입니다.

궁금했습니다. 그렇게 우는 이유가 우리아빠한테 미안해서인지, 본인 인생이 걱정되서인지. 감정이 올라오는데 이성적으로 행동해야했기에 참았고 직접 가해차량 블랙박스까지 확인했습니다. 저 멀리서 오토바이 불빛이 보였고 아무 걱정 없는 아빠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사라지셨습니다.
이 차량의 속도가 몇인가요. 말씀드릴 수 없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제대로만 수사 부탁드립니다. 말씀드리며 가해자 얼굴 한번만 보겠습니다. 어떤 짓도 안하겠다고.

경찰은 말렸고 저는 가해자도 사람이니까 보호한다고 밖에 생각이 안들었습니다. 저는 그저 술취한 상태의 가해자를 보기를 원했습니다. 끝까지 안보여줘서 그대로 돌아왔습니다.
경찰 측에서는 경찰이 원하는 진술만 확보하고, 저는 궁금한 것을 하나도 해소하지 못했습니다. 조금 밉더라고요. 우리아빠 죽었는데 경찰이 우리편이 아닌가 라는 의심에.

이후 경찰의 도움으로 다양한 절차가 진행되고 장례를 치르고 있는데 인터넷 뉴스에서 가해자 아니 살인자들을 목격한 사람들의 목격담을 확인했습니다. 중앙선에 시체가 쓰러져있는데 가해자는 술이 취한 와중에 119보다 변호사를 찾았다고, 동승자는 바지벨트가 풀어진 상태였다고.

왜 경찰서에서 난동 안피우고 나왔는지 너무 한이 됩니다. 세상 세상 저런 쓰레기한테 우리 아빠가 죽었구나 우리아빠 불쌍해서 어떡하나.

제발 제발 제발 최고 형량 떨어지게 부탁드립니다. 아무리 실수여도 사람이 죽었고, 7남매중에 막내가 죽었고, 저희 가족은 한 순간에 파탄났습니다.

저희 아빠 코로나때문에 힘들어서 배달하신 게 아니라, 본인 가게니까 책임감때문에 배달하셨어요. 배달 알바쓰면 친절하게 못한다고 한계가 있다고 본인이 갖다줘야한다고. 가게 시작 후 계속 직접 배달하셨어요. 일평생 단한번도 열심히 안사신 적이 없으세요. 이렇게 보내드리기엔 제가 너무 해드리지 못한게 많습니다. 제발 마지막으로 살인자가 법을 악용해서 미꾸라지로 빠져나가지 않게 그거라도 할 수 있게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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