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산업위험]⑦쿠팡에 치이고 네이버에 밀리는 대형 유통업체들

입력 2020-10-06 10:00  

≪이 기사는 10월05일(05:1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장기화로 기업의 신용 위험이 커지고 있다. 3분기 실적발표 이후 신용등급의 무더기 강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구조조정 및 자본확충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주요 산업별 미래는 어떤 모습인지 신용평가와 재무지표를 바탕으로 전망해본다.

대형 유통 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기존 사업 질서가 흔들리고 있어서다. 탄탄한 사업 기반을 바탕으로 우량한 신용도를 내세웠던 대형 유통 업체들마저 생존 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오프라인 유통 업체의 신용도 전망 관련 "유통 업체들의 대응 속도보다 새로운 환경으로 변화 속도가 더 가파르다"며 "대형 유통 업체들의 실적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는 데다 환경 변화에 따른 이점도 찾기 어렵다"고 혹평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촉발한 사업 환경 변화가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 불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유통 업체들은 투자를 최소화하는 대신 내실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잡고 있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대형 유통 채널의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과거에 비해 의존도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며 "중소형 업체라도 경쟁력만 있다고 대규모 수익을 창출하기 용이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제품에만 한정됐던 온라인 소비가 대상으로 가리지 않고 확산하고 있어서다.

한국신용평가는 백화점, 대형마트, 면세점의 입지가 좁아지는 대신 이커머스(전자상거래)가 빈 자리를 빠르게 채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화점은 2012년 이후 부진한 소비 성장과 양극화로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올 들어선 코로나19 영향을 크게 받았다. 한국신용평가는 "확진자 증가세가 완화된다면 실적 회복이 가능하겠지만 누적 영업손익이 회복하기엔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 "코로나19 이후에도 온라인으로 수요 이전과 저조한 소비 성장으로 인해 온전한 회복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대형마트는 온라인 시장과 경쟁, 과도한 점포 공급, 가격·판촉 부담으로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 면세점은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다. 글로벌 확진자 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입출국자 수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 수요 회복이 더디게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이커머스 시장의 고성장 기조에 주목했다. 한 연구원은 "국내 이커머스 1위인 쿠팡은 오프라인 유통 업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경쟁 업체를 적자 구조로 내모는 쿠팡의 공격적인 영업전략이 더욱 장기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시장 재편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신용평가는 이커머스 산업에서 네이버의 실질 경쟁력이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판매 채널과 검색·광고·결제 서비스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수료로 제공하고 있는 전략 덕분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산업 내 대형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 대한 의존도가 약화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플랫폼에 종속되는 구조가 고착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특히 롯데쇼핑의 신용도를 우려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쇼핑에 AA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달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온라인 시장 잠식과 영업환경 규제, 중국 사업 철수, 코로나19 등 연이어 발생한 악재에 수익 기반이 약화됐다"며 "계열사 지분 매입과 리스부채 인식으로 차입부담도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과 투자 계획을 감안할 때 재무구조 개선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 연구원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주력 사업의 실적 회복과 진행 중인 점포 구조조정, 롯데온(ON)의 성과를 통한 현금흐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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