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3년 전 '핵연구소 폐쇄' 제안…美, 황금같은 기회 놓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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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0-07 16:08   수정 2020-10-07 16:13

"김정은, 3년 전 '핵연구소 폐쇄' 제안…美, 황금같은 기회 놓쳐"


미국의 핵 전문가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명예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핵무기 연구소 폐쇄'를 언급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헤커 교수는 7일 서울 종로구 동아시아재단에서 열린 '한반도에 핵 선제 공격: 팩트인가 소설인가' 세미나에 화상으로 참석해 밥 우드워드의 책 '격노'에서 자신이 중요하게 들여다본 부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8년 9월 6일 트럼프에게 보낸 친서에서 "우리는 핵무기 연구소나 위성 발사 구역의 완전한 폐쇄, 또는 핵물질 생산 시설의 불가역적 폐쇄와 같이 단계적으로 한번에 하나씩 의미 있는 조처를 할 의지가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핵무기 연구소를 말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를 제작한 연구소를 닫을 경우 핵 능력이 크게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헤커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이런 의중이 전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미·북 정상회담이 '노 딜(no deal)'로 끝난 것에 대해 "황금 같은 기회를 미국이 놓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국내외 핵 전문가들은 미국이나 북한이 한반도를 향해 핵 선제 공격을 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입을 모았다.

우드워드는 '격노'에서 "미국 전략사령부가 핵무기 80개 사용 등 북한의 공격에 대한 미국의 대응으로 작계 5027을 검토했다"고 적었다.

패널들은 핵무기 사용 주체를 북한으로 해석한다면 북한은 핵무기 80개를 만들 능력이 없다는 점에서 오류이고, 주체를 미국으로 해석한다면 현실적으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모튼 핼퍼린 전 미국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미국의 역대 정부들이 의견 차이는 있었지만 실제로 핵무기는 공격보다는 억제의 용도로 쓰였다고 강조했다.

임은정 공주국립대 교수는 "미국 정부가 핵무기를 포함해 여러 도구를 옵션으로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실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작지만 '제로'는 아니고, 한국 입장에서는 가능성만 들어도 충격을 받게 마련"이라고 했다.

세미나 진행을 맡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던 것은 미국의 합리성과 도덕적 책임에 따른 것"이라며 "열악한 한반도 상황에서 오늘의 결론은 '좋은 소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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