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대기번호 1만번…코로나도 울고 갈 '中 국경절 클라쓰' [조아라의 소프트차이나]

입력 2020-10-10 07:00   수정 2020-10-10 14:34

"워호우후이러, 부샹추라이완러(후회된다, 괜히 놀러나왔다)."

지난 5일 중국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 한 남성은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영상을 올렸습니다. 이 영상 속에는 중국 국경절 연휴(1~8일)를 맞아 안후이성 황산을 찾은 등산객들로 등산로가 발 디딜 틈이 없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엄청난 인파에 갇혀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답답한 상황을 SNS에 올린 것입니다.

중국 국경절은 1949년 10월1일 중화인민공화국(신중국) 수립을 기념하는 날로, 매년 일주일간 '황금연휴'가 주어집니다. 올해는 중추절(추석)이 국경절과 겹치면서 연휴가 8일로 늘어났습니다.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지 않은 중국은 국경절이 하반기 가장 큰 연휴입니다.

영상 속 등산객들은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한 영향으로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습니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황금연휴에 나가다니 (그러한 상황을) 자초했다", "집에 있으면 후회고 나가면 더 후회다", "관광지를 더 개발해라", "설 연휴 때는 코로나19로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에는 많이들 왔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코로나는 이제 끝'…中 관광산업 회복세
코로나19 종식 선언 이후 첫 황금연휴를 맞은 중국은 국경절 기간 전국 관광지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렸습니다. 중국 관영 CCTV는 이번 연휴가 시작된지 나흘 만에 4억2500만명에 달하는 여행객들이 관광에 나섰다고 지난 5일 보도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80%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현지 관광 산업이 거의 회복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국가철도그룹도 국경절 연휴 시작일인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하루 평균 철도 이용객이 100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고 5일 발표했습니다. 철도 이용객 수가 전년과 비슷하게 늘면서 현지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위축된 소비·관광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정체됐던 관광산업을 회복시키기 위해 각종 정려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전국 1500여곳의 명승지 입장료를 받지 않거나 할인해주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을 유인하기 위해 관광 상품 할인 쿠폰을 뿌린 지방정부도 20개가 넘습니다.

식당 대기번호가 1만2000번?…어딜 가도 인산인해
중국 정부 정책에 힘입어 연휴 기간 전국 관광지마다 엄청난 인파가 몰렸습니다. 코로나19 진원지로 지목됐던 우한에서는 지난 4일 7500명이 자선농구경기 행사를 지켜봤습니다. 미 프로농구 NBA 선수 출신인 야오밍(현 중국농구협회장)이 주도한 자선대회였습니다. 야오밍은 "코로나19가 효과적으로 통제됐다는 것을 확인한 뒤 우한에서 대회를 열게 됐다"며 "이곳은 모두 예전과 같은 생활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유명 맛집은 더했습니다. 지난 7일 관찰자망(觀察者網)은 후베이성 창사에 있는 유명 샤오룽샤 전문점 원허유(文和友)의 대기 번호가 4000번을 돌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은 자신의 번호표 사진을 웨이보에 공유하면서 현장 상황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8일에는 인파가 더욱 몰려 대기 순번만 무려 1만2000번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한 누리꾼은 "한 번 먹으려면 9시간이나 기다려야 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유명 식당 외에도 베이징의 만리장성(萬里長城), 항저우 링인쓰(靈隱寺), 시안(西安)의 성곽 등 지방 각 유명 관광지도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트럼프 코로나 감염?…"우린 방역 문제 없다" 자신감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종식 수순으로 모든 도시가 저위험 지역으로 분류돼 방역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차나 비행기 안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일정 거리를 유지하면서 위생에 신경쓰기만 한다면 된다는 입장입니다. 그만큼 코로나19 방역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은 소강 상태입니다. 지난 8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확진자는 11명입니다. 이들 모두 해외유입 감염자로 지역감염 사례는 53일째 '0명'입니다. 즉 두 달 가까이 지역감염 사례가 없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최근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4만명대에 이르는 미국을 비웃기도 했습니다. 지난 4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트위터에 미국의 코로나 확산세와 중국의 연휴 기간 활기찬 모습을 대비시키는 게시물을 연달아 올리며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화춘잉 대변인은 "어제 미국은 4만7000명이 넘는 코로나 확진과 사망자 600명을 보고했다"며 "이들 모두 대통령과 같은 '최고의' 치료를 받을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올린 게시물에서는 '코로나19 진원지' 우한의 국경절 연휴 풍경을 담은 영상을 올리며 "봐라, 이게 중국 국민이다! 들어라, 이게 중국 국민의 소리다"란 내용의 글을 게시했습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된 우한의 활기찬 모습과 미국의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을 지적하며 비꼰 것입니다.

中전문가 "가을 코로나 재유행 가능성" 경고
하지만 중국 일각에선 방심하면 코로나19가 재확산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중국의 유명 감염병 전문가 장원훙(張文宏) 푸단대 감염내과 주임은 상하이 교통대 포럼에 참석해 "중국 코로나19 사태의 2차 파도는 불가피하다"고 경고했습니다.

최근 유럽 등 해외 국가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만큼, 겨울철 중국에서도 불가피하게 코로나19 부활을 목격하게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와 함께 연휴 기간 무증상 감염자를 통한 '조용한 전파' 역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한 중국이 지금과 같은 자신감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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