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운동권 자녀에 입학·취업·대출 특혜? 이런 게 공정인가

입력 2020-10-08 17:49   수정 2020-10-09 00:10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민주화운동 기여자 자녀에게 입학·취업 등에서 혜택을 주는 법안(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을 발의해 논란을 빚고 있다. 법안에는 주택 구입과 사업에 정부가 장기 저리로 자금을 빌려준다는 내용까지 들어 있다. 수혜 대상은 2000년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에서 자격을 인정한 사람 중 사망·행방불명·장애판정 등을 받은 829명과 그 가족이다.

이미 이들의 명예회복과 경제적 보상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번 법안에 대한 성토가 끊이지 않는다. ‘파렴치하다’ ‘현대판 음서제(蔭敍制)’란 비판은 물론, ‘헌법이 금지하는 사회적 특수계급을 만들려는 것’이란 냉소마저 나온다. 발의자 20명 중 유공자에 해당될 만한 의원이 다수 포함돼 ‘셀프 특혜 법안’이란 비난을 받을 만하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 후원금 유용 혐의로 기소된 윤미향 의원도 발의자에 들어 있다.

이번 논란은 문재인 정부가 강조해온 ‘공정(公正)’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논란,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파장과 전·현직 법무부 장관 자녀의 ‘아빠 찬스’, ‘엄마 찬스’로 희화화된 공정성 문제가 되풀이되는 형국이다. 연세대 등의 수시모집에 ‘민주화운동 관련자 전형’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특히나 공정성에 민감한 청년들이 공분하기도 했다.

운동권 자녀에게 취업 가산점을 주는 것도, 청년 4명 중 1명꼴로 실업 상태인 상황에서 쉽게 용인되기 어려울 것이다. 공무원 시험에서 국가유공자 가산점 3~10%도 합격에 절대적으로 유리한데, 법안에 명시된 운동권 자녀 가산점은 5~10%에 달한다. 무언가 혜택을 바란 적 없는 민주화운동 기여자들의 명예를 훼손할 수도 있다. 재야운동권 인사들 중 돈을 바라는 것 같아 유공자 등록도, 재심(再審) 청구도 하지 않은 이들도 있다.

‘공정과 정의’를 내건 정부가 거꾸로 ‘불공정’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팽배해 있다. 한경 창간기념 설문조사에서 국민의 60%가 한국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답했다. 집권세력을 위한 ‘그들만의 공정’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공정’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돌아봐야 한다. 거대 여당이 권력에 취해 국민 공감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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