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전세 "부르는 게 값"…전용 84㎡ 16억~17억

입력 2020-10-08 17:20   수정 2020-10-09 01:48


아이 교육을 위해 연말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으로 이사하려던 노모씨(36)는 전셋값이 급등해 계획을 접었다. 대치동 일대 아파트 전셋값이 몇 달 새 수억원 뛰면서 자가로 보유한 상암동 전셋값과의 차이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유주택자라 전세대출도 받을 수 없다. 노씨는 “상암동 아파트를 팔아도 강남 전셋값 수준”이라며 “이럴 줄 알았으면 작년에 미리 옮겼을 텐데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지역 전셋값이 지난 7월 31일 새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남 신축 아파트 전용 84㎡ 전셋값이 웬만한 강북 고가 아파트 매매가보다 높은 16억~17억원대에 이른다. 교육, 직주근접 등으로 강남지역으로 옮겨야 하는 실수요자들은 매매는커녕 전세조차 구하기 힘들다고 푸념을 쏟아내고 있다.
대치동 전셋값 최고가 행진
8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1㎡ 전세는 최고가인 17억3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같은 단지의 전용 84㎡형도 8월 최고가인 16억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가(15억3000만원)보다 7000만원 오른 값이다.

인근 ‘대치SK뷰’ 전용 84㎡ 전세 매물은 지난달 16억50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이 주택형 전세는 8월 최고가 16억8000만원을 찍었다. 기존 시세는 13억5000만~15억원 수준이었다. 대치동 S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매물 자체가 없어 부르는 게 값”이라며 “모든 주택형이 두 달 전보다 2억~3억원씩 올랐다”고 말했다. 이 단지 전용 84㎡ 전세는 한 건도 없고, 전용 93㎡형은 19억원에 중개업소에 나와 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 전세는 지난달 16억원에 거래됐다. 현재 같은 주택형 전세 매물은 호가 17억원에 형성됐다. ‘반포자이’ 전용 59㎡형은 이달 5일 최고가인 11억5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중대형 아파트 전셋값도 마찬가지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135㎡형은 지난달 전세보증금 24억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경신했다. 7월 기록한 직전 최고가(23억원)보다 1억원이나 올랐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64㎡형 전세도 지난달 29억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이달 첫주 서울 전셋값 0.08% 올라
올가을 전셋값 급등세는 새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과 가을 이사철, 공급 물량 감소 등이 겹치면서 심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8% 올랐다. 67주 연속 상승세다. 전주(0.09%)보다 오름폭은 0.01%포인트 줄었지만 추석 연휴로 인한 거래 감소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도 0.12%에서 0.09%로 상승폭이 다소 감소했지만 누적 상승률로 보면 전세 시장 강세가 여전하다. 강남구 아파트 전셋값은 올 들어 이달 첫째주까지 누적 4.74% 상승해 서울 전 지역에서 가장 큰 오름폭을 기록했다. 이어 마포(4.59%) 서초(4.51%) 송파(4.37%) 강동(4.11%)구 순이었다.

작년 같은 기간 강남 전 지역의 전셋값 누적 변동률은 마이너스였다. 강남구 전셋값은 3.72% 떨어졌고, 신축 아파트 입주가 몰린 강동구는 6.57%나 하락했다. 서초구와 송파구도 각각 -1.51%, -0.85% 수준이었다.

강남 지역 전세 시장은 임대차보호법 시행뿐 아니라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 규제 강화 등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런 규제들로 인해 신규 입주 물량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부동산 중개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강남구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은 244가구에 불과하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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