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손 내민 니콜라…모두 뿌리친 현대차

입력 2020-10-08 17:21   수정 2020-10-15 16:12


사기 논란에 휩싸인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는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던 시절 현대자동차에 두 번이나 협력을 제안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두 번 모두 거절했다. 현대차는 한때 잘나가던 니콜라의 손을 왜 잡지 않은 것일까.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니콜라의 제안을 받았을 때 이미 ‘사기성이 짙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니콜라가 수소트럭을 생산할 핵심 기술을 갖추지 않았다는 점을 파악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미국 공매도 투자업체 힌덴버그리서치는 니콜라를 ‘복잡한 사기꾼’이라고 묘사한 보고서를 내놨다. 그 뒤 니콜라의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던 트레버 밀턴은 갑작스레 사임했다.

니콜라는 시제품도, 생산설비도 없다. 내년까지 생산설비 1단계를 완공하고, 올해 말까지 시제품을 출시한 뒤 내년 하반기 대량생산 체제에 들어가겠다는 ‘목표’뿐이다. 트럭 디자인도 다른 업체 설계도를 도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오는 12월로 예정된 신형 전기 픽업트럭 출시 행사를 연기했다.

반면 현대차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자체 기술력으로 제작한 수소트럭 10대를 스위스에 수출했다. 이뿐만 아니라 내년까지 연간 최대 2000대를 공급할 수 있는 양산 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해외 수소 관련 기업과 차량 공급-수소 충전-수소 생산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수소트럭 생태계’ 구축에도 나섰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사기논란’에 휩싸인 니콜라와 달리 현대차는 제품 신뢰도가 매우 높고 즉각적으로 제품 공급이 가능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시장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에 대규모 장기공급 계약 체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니콜라의 사기 논란이 현대차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니콜라 사태 전까지는 한국 기업이 미국에 가서 아무리 수소가 좋다고 한들 관심이나 있었겠냐”며 “니콜라 덕에 미국에서 수소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됐다는 것은 긍정적인 시장 변화”라고 말했다.

니콜라도 이대로 주저앉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선 제너럴모터스(GM) 부회장 출신인 스티븐 거스키가 니콜라 이사회 의장직을 맡으면서 새 경영진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니콜라는 GM, 보쉬 등과의 기존 협력 관계도 유지하고 있다. 니콜라가 GM 지원으로 기사회생해 수소트럭 붐을 일으키면 현대차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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