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두산인프라코어 깜짝 후보 유진그룹, 다크호스일까 들러리일까

입력 2020-10-09 14:00  

≪이 기사는 10월09일(10:0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대형 PEF간 격돌로 거론됐던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전에 유진그룹이 깜짝 후보로 등장했다.

KDB인베스트먼트의 지원까지 얻어낸 현대중공업그룹이나 조(兆)단위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한 PEF 후보에 비해 외견상 약체로 꼽히고 있다. 다만 2010년 초반 M&A시장을 흔들었던 유진의 조단위 규모 메가딜 복귀라는 측면에서 업계에 회자되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유진기업은 전날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참여를 직원들에게 공유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숏리스트에 선정됐다는 보도 직후 임원진 회의를 열어 해당 사안을 공식화했다. 예비입찰 참여 등 이전 일정까지도 유진기업 실무진도 인수 참여 여부는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이 이끄는 별도 조직이 M&A를 총괄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다각화와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해 그룹 모회사 유진기업을 주체로 두산인프라코어 입찰에 참여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다만 PEF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들과 컨소시엄 구성 등 구체적 자금 조달 진행은 "데이터룸을 통한 실사가 마무리된 이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수 완주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인수 주체인 유진기업이 보유한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 및 유동 금융자산등은 약 1080억원 수준이다. 그룹의 알짜 계열사 ㈜동양이 보유중인 현금 및 금융자산 1000억원을 포함해도 그룹이 가용할 수 있는 보유 현금은 약 2000억원 남짓이다. 매각 대상인 두산인프라코어 지분(36.07%)의 시가가 약 6500억원, 프리미엄을 고려할때 약 1조원까지 거론되는 점을 고려하면 빠듯한 액수다.

그룹이 인수 주체를 유진기업으로 못박은 만큼, 계열사인 유진자산운용 등의 조력을 받는 방안도 막혀있다. 유진기업의 100% 자회사 동화그룹을 통해 보유한 골프장 등 일부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조단위 금액도 바로바로 투자할 수 있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자금증빙 측면에서 열세일 수밖에 없다.

물론 국내외 PEF 등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하거나 인수금융을 활용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1조8000억원의 인수 대금 중 1조4000억원 이상을 외부에서 조달했던 웅진씽크빅의 코웨이 인수 사례처럼 극단적인 수준의 외부 조달을 활용해야 한다. 특히 유진그룹의 주력 사업이 레미콘 등 건자재 분야에 집중된 데다, 건설 경기에 따라 실적 부침이 큰 두산인프라코어까지 떠안을 경우 그룹의 존폐가 걸린 결정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유진기업의 등장이 M&A에 업계에 회자하는 이유는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이력 때문이다. 유 회장의 2004년 회장에 오른 이후 고려시멘트를 시작으로 로젠택배(2007년), 한국GW물류, 한국통운,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 하이마트 등을 인수해 사세를 키웠다. 당시 STX그룹과 함께 M&A 시장에서 손꼽히는 플레이어로 등장했다.

이후 찾아온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줄줄이 주력계열사를 매물로 내놓으면서 그룹의 사세도 쪼그라들었고, 시장에서 잊혀졌다. 하지만 최근들어 다시 M&A 시장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2017년 이후 유진저축은행, (주)동양 인수 등 M&A를 통해 그룹 재정비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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