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33층 15시간 불탔다…이번에도 패널이 '불쏘시개'

입력 2020-10-09 17:00   수정 2020-10-10 00:20


울산의 33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15시간40분 만에 꺼졌다. 사망자는 없지만 소방관 1명 등 중상을 입은 3명을 포함해 총 9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9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7분께 울산 달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에서 시작된 대형 화재는 이날 오후 2시50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2009년 준공된 이 주상복합에는 127가구 38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식당 등 상가도 입주해 있다.

지난 8일 발생한 화재는 강한 바람을 타고 번졌다. 일본 태풍의 영향으로 이날 오전 7시부터 울산에는 ‘강풍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였다. 불길이 외벽을 타고 번지면서 건물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그러나 신속한 대피가 이뤄지면서 피난 공간이 마련된 15층과 28층, 옥상 등으로 피신했던 주민 77명은 모두 구조됐다. 병원으로 옮겨진 주민도 대부분 연기를 들이마시거나 찰과상을 입은 등 경상이라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해당 주상복합 건물이 상업지구 대로변에 자리잡은 탓에 소방당국은 화재가 발생한 지 30여 분 만에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인근 6개 소방관서 소방력을 모두 동원했다. 9일 오전까지 몇 차례 화염이 건물 밖으로 뿜어져 나와 번지는 일이 반복되자 헬기를 투입해 불길 잡기에 나섰다. 진화 작업에는 소방대원 930명을 포함한 1000여 명이 투입됐다. 사다리차 등 장비도 148대가 동원됐다.

9일 화재 현장에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찾아와 진화와 인명구조 상황을 들었고, 정문호 소방청장도 현장에서 화재 진압을 지휘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현장에서 밤새우며 소방대원을 독려했다.

이번 화재가 커진 원인으로 외장재로 쓰인 ‘알루미늄 복합 패널’이 꼽힌다. 알루미늄 자체가 열에 강하지 않은 데다 판과 판 사이에 채워진 수지가 불에 잘 타는 특성이 있어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층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70m 고가 사다리차 투입이 늦어 초기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방청은 70m 고가 사다리차를 전국에서 10대만 운용하고 있는데, 울산에는 한 대도 없어 서울, 경기, 부산, 세종에서 총 4대를 빌려 투입해야 했다.

안효주/울산=하인식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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