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도 '독감·백일해' 백신을…비타민A 과다복용 땐 기형아 위험

입력 2020-10-09 17:21   수정 2020-10-10 00:24

매년 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이다. 임산부는 임신한 임부와 아이를 낳은 산부를 의미하는 말이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높이기 위해 지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임신 중 면역 관리가 더 중요해졌다. 각종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백신을 맞아야 하지만 임신 중 태아에게 미칠 영향 때문에 백신 접종 자체를 꺼리는 여성이 많다. 임신 중 도움이 되는 백신과 영양제, 만성질환을 앓는 임신부 건강관리법 등을 알아봤다.

독감·백일해 백신 접종 권고
독감 백신과 백일해 백신은 임신부가 꼭 맞아야 한다. 대한모체태아의학회는 최근 임신부 백신 접종 관련 전문가 회의를 열어 이들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임신부가 백신을 접종하는 목적은 두 가지다. 임신부가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보호하고 태아의 감염도 예방할 수 있다.

독감 백신은 임신부가 독감에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처음 국가독감백신접종사업 대상에 임신부가 포함됐다. 하지만 접종률은 33.3%로 낮았다. 어린이 접종률(76.6%),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률(83.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임신 중 독감 백신 접종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임신부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독감 백신을 맞은 임신부는 독감 관련 급성 호흡기 감염 위험이 50% 줄었다. 독감으로 인한 입원 위험은 40% 내려갔다. 임신 중 백신을 맞으면 항체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도 전달된다. 백신을 맞지 못하는 생후 6개월 미만 신생아는 엄마를 통해 독감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백일해 디프테리아 파상풍 등 세 가지 질환을 예방하는 Tdap 백신도 임신부가 맞아야 한다. 이 백신은 태아에게 항체를 형성해줘 신생아가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목적이 크다. ‘백일의 기침’으로 불리는 백일해는 12세 이하 발병률이 높다. 영유아 10대 사망 원인으로 꼽힐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신생아는 생후 3개월까지가 백일해의 위험이 가장 큰 시기다. 하지만 Tdap 백신은 생후 2·4·6개월에 맞기 때문에 이 시기 면역력을 키우기 어렵다.

편승연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백일해 항체 농도는 예방주사를 맞은 직후 가장 높고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되는 양은 임신 기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백일해 주사는 예방 접종을 하는 시기가 중요하다”고 했다. 임신 27~36주에 접종하면 태아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임신할 때마다 접종해야 한다. 임신 중 Tdap 백신을 맞으면 신생아 백일해 예방효과가 69~91%에 이른다.
생백신은 접종 삼가야
독성을 줄인 살아 있는 병원체를 활용하는 생백신은 임신 중 맞지 않는 것이 좋다. 태아에게 감염을 일으킬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대표적 생백신은 홍역·볼거리·풍진(MMR) 백신이다. 임신부와 태아에게 치명적이다. 감염되면 선천성 기형 위험이 높아진다.

임신 기간에 MMR 백신은 접종하지 말아야 한다. 임신 준비 단계에 홍역과 풍진 항체 유무를 확인한 뒤 항체가 없다면 임신 전 미리 맞고 4주 이상 피임해야 한다.

수두 백신도 임신 중엔 피해야 한다. 임신 전 맞았다면 3개월 넘게 피임하는 것이 좋다. 임신부가 수두 환자와 접촉했다면 약독화 수두 생백신 대신 수두바이러스 특정 항체 주사를 맞아야 한다. 편 교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은 임신 중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며 “출산 후로 접종을 미루는 것이 좋다”고 했다. 결핵과 대상포진 백신도 임신 중에는 맞지 않는 것이 좋다.
엽산 철분은 권장, 종합비타민은 주의
임신부는 엽산과 철분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임신 12주까지 엽산을 먹으면 신경관결손증 관련 태아 합병증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이전에 신경관결손증이 있는 태아를 임신했던 여성이라면 임신 3개월 전부터 임신 12주까지 4㎎의 고용량 엽산을 먹어야 한다.

철분은 산모의 혈액량 증가와 태아 뇌 발달을 돕는다. 하루 권장량은 30㎎이지만 빈혈 수치가 높다면 최대 120㎎까지 복용할 수 있다. 위장 장애로 철분제 복용이 어렵다면 의사와 상의해 정맥 철분제 등을 맞는 것도 좋다.

오메가3에 대한 관심도 높다. 조산을 줄이고 신생아 뇌 발달에 좋다고 알려지면서다. 하지만 의사들은 균형 잡힌 식단만으로도 충분한 양의 오메가3를 섭취할 수 있다고 했다. 식물성 오메가3는 태아 발육에 필요한 형태로 변환되지 않기 때문에 임신 중 복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비타민D와 칼슘도 균형 잡힌 식단으로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모든 임신부에게 비타민D 검사를 하는 것은 아직 의학적 유효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 편 교수는 “비타민A는 필수 비타민이지만 많은 양을 복용하면 태아 선천기형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여러 가지 종합비타민을 함께 섭취하는 것은 비타민 섭취 용량 과다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만성질환 임신부 약물 섭취 주의
계획 임신이 적은 국내에서는 임신 사실을 모르고 약을 먹은 뒤 기형아 출산을 걱정하는 여성이 많다. 만성질환을 앓는 여성 중 상당수는 임신을 이유로 약물 복용을 자의적으로 중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임신 중 복용하는 모든 약이 태아 기형 발생 위험을 심각하게 높이는 것은 아니다. 태아의 기형 발생 위험률은 3~5% 정도다. 임신 14주 이후에는 약으로 인한 위험이 크게 줄어든다.

임신부에게 고열이 나면 태아 신경관이 손상되는 등 기형이 생기고 조산할 위험이 높아진다. 의사 처방에 따라 해열제를 복용해야 한다. 감기에 걸려 열이 심하면 아세트아미노펜 단일성분제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용량은 하루 4000㎎ 미만으로 복용해야 한다. 임신 중 구토, 두통, 변비 등 신체 변화가 있을 때도 적절한 약물을 복용해 조절하는 것이 낫다.

정신질환, 당뇨병, 갑상샘 질환, 고혈압, 천식 등 만성질환을 앓는 임신부는 약을 임의로 끊어서는 안 된다. 뇌전증 환자라도 임신 중 복용할 수 있는 약을 찾는 등 지속적으로 산전 관리를 하면 90% 이상 정상 출산할 수 있다.

최준식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 전 약을 변경하거나 임신 중이라도 전문의와 상담해 맞는 약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같은 성분 약이라도 복합제보다는 단일제를 사용하는 것이 임신 중 태아 기형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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