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수술의 핵심은 정확도…로봇수술 만족도 높아

입력 2020-10-14 15:58   수정 2020-10-14 16:01


퇴직 후 수년째 배드민턴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는 최씨(75)는 몇 달 새 심해진 무릎 통증 때문에 고민이다. 기온이 떨어지는 밤에는 잠을 못 잘 정도로 아파 병원을 찾은 그는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후 영영 배드민턴 채를 잡지 못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워 수술을 고민하고 있다. 은퇴 후 여가 시간을 운동 등 취미를 즐기며 활동적으로 보내는 액티브 시니어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노화 때문에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면 작은 충격에도 쉽게 무릎 연골이 상한다. 연골 손상이 계속돼 완전히 닳아버린 관절염 말기가 되면 활동할 때마다 무릎 관절뼈가 부딪친다.

극심한 통증 때문에 가까운 거리를 걷는 것도 힘들 만큼 생활이 불편해진다. 평소 외부 활동을 즐기던 사람은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치료에 앞서 수술 후 운동을 계속할 수 있을지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이런 손상된 연골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 무릎 인공관절 전치환술이다. 수술 후 관절 운동성과 가동성을 높여 걷고 뛰는 관절 기능을 회복하려면 수술 정확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최근 로봇을 활용한 인공관절 수술이 늘어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인공관절 정확히 넣는 게 중요
인공관절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공관절을 정확하게 넣는 것이다. 환자 무릎에 맞는 크기의 인공관절을 정확한 각도로 넣기 위해선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마코 등 로봇 수술기기를 활용한 로봇 수술을 하면 컴퓨터 단층촬영(CT)한 무릎 상태를 3차원(3D)으로 변환해 사전 수술 계획을 세운다.

관절 뼈를 어느 정도 두께로 자를지, 어느 정도 크기 인공관절을 어떤 각도로 넣을지 등에 대해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산한다. 인공관절을 정교하게 넣으면 무릎 주변 조직을 자극해 통증이 생기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다. 관절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막아 무릎이 더 안정감 있고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서동현 부평힘찬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환자마다 무릎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춰 수술 계획을 세우고 인공관절을 넣어야 이물감과 불편이 적고 운동 범위가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로봇 수술을 하면 미리 무릎 구조를 다각도로 살펴보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수술 전 사전 계획을 세운 뒤 진행하기 때문에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관절 기능 회복에도 도움
인공관절 수술을 하기 전 의사는 미리 수술 부위를 살피면서 CT 영상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인대, 힘줄 등 무릎 주변부 상태를 확인하는 작업을 거친다. 이를 통해 수술 계획을 다시 점검한다.

로봇 수술을 할 때는 무릎 뼈 밖에 로봇 카메라와 통신하는 기구를 붙여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수술실 모니터를 보면서 3D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의사가 환자 다리를 구부렸다 펴면서 다리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무릎 관절을 둘러싼 인대의 내외측 균형을 정확하게 맞추는 것도 가능하다.

인공관절 수술을 할 땐 관절 간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로봇을 활용하면 의사가 환자 다리를 잡고 움직여보면서 관절의 위아래 뼈가 이루는 간격을 일정하게 맞추는 작업을 할 수 있다. 수술 후 무릎을 굽히고 펴는 동작이 보다 자연스럽고 편해진다.

김유근 부평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의사는 로봇이 계산한 정확한 데이터를 참고해 로봇 팔을 잡고 수술할 수 있고 수술 중 변수가 생겨도 의사 판단에 따라 계획을 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로봇 시스템으로 무릎 인대 균형과 관절 간격을 일정하게 맞출 수 있어 수술 후 환자가 무릎을 구부릴 수 있는 각도가 커진다”며 “재활운동을 꾸준히 하면 골프나 자전거 타기 등 활동적인 취미 생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장점은 지난해 국제학술지인 슬관절 수술 저널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로봇 인공관절과 일반 인공관절 수술 환자의 무릎 기능을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의 걷거나 서 있는 상태 평가 점수는 6.0점으로, 기존 인공관절 수술(4.8점)보다 높았다.

다리 방향 전환 등 일상적 활동 개선은 로봇이 11.4점, 일반 인공관절 수술이 10.1점이었다. 쪼그려 앉거나 달리기 등의 활동 개선 정도도 로봇이 6.2점, 일반 수술이 4.6점으로 로봇 수술을 받는 것이 높았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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