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가치' 선구자 SK, 통신·반도체 이어 K바이오 새 역사 쓴다

입력 2020-10-11 16:16   수정 2020-10-11 16:18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란 화두를 던졌다. ‘아시아 시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란 이름의 세션에서였다. 최 회장은 “재무제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듯, 앞으로는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성과를 키워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측정기법을 확보해야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된 방향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많은 참석자가 최 회장의 말에 공감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도 그랬다. 그는 최 회장과 함께 이 세션의 패널로 참석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기업은 모든 이해 관계자를 위해 책임감을 갖고 행동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SK가 진행해온 노력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특히 SK 관계사들이 사회적 가치 창출을 회사 정관에 반영하고 측정 및 공표하는 것과 관련, “기업의 신념이 기업의 행동방식에도 결국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에서 SK의 정관 변경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추구
최 회장은 유독 사회적 가치를 강조하는 기업인이다. 기업은 경제적 가치(economic value)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창출해야 지속 가능할 수 있다는 경영 철학을 갖고 있다.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지 못하는 기업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없다고 여긴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더블 보텀 라인(double bottom line)’ 경영을 추구한다.

그는 수시로 사회적 가치를 역설한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SK그룹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등으로 어려운 시기인데 기업이 사회, 고객, 구성원들을 위해 새로운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월에는 혈액 부족 사태 해결에 힘을 보태기 위해 SK텔레콤 구성원 릴레이 헌혈 봉사에 동참했다. 당시 최 회장은 헌혈이 진행되고 있던 서울 중구 SK T타워를 예고없이 방문,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체온과 혈압을 측정한 뒤 헌혈에 나섰다.

최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혈액 부족 사태처럼 과거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계속 일어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우리가 간과하거나 놓치고 있는 소외된 조직과 개인이 있는지 신경 써 달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모델 혁신 지속 추구
최 회장은 SK그룹의 비즈니스 모델도 빠르게 바꿔 나가고 있다. 2011년 하이닉스 인수로 그룹이 한 단계 도약했듯, 새로운 사업 영역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 제약, 반도체 소재, 물류 등을 우선순위에 올렸다.

SK바이오팜은 바이오 분야 선두 주자다. 독자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가 최근 미국에서 출시됐다.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개발, 판매 허가 신청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한 국내 첫 사례였다.

SK바이오팜은 통상 특허가 만료되는 10여 년간 큰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제2, 제3의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을 지속한다는 구상이다. SK바이오팜은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과 동아시아 등에서도 상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의약품수탁생산(CMO) 사업에도 나섰다. SK팜테코는 한국, 미국, 유럽에 분산돼 있던 CMO 조직과 법인을 통합해 탄생한 회사다. 최근 SK팜테코의 미국 생산법인 앰팩(AMPAC)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미국 보건복지부가 발주한 필수 의약품 확보 사업의 핵심 공급처로 선정됐다. 최대 1조원 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이 사업 참여로 SK팜테코는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통한 지속 성장의 토대를 마련했다.

반도체 소재 분야에선 SK실트론과 SK머티리얼즈가 성과를 내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최근 초고순도 불화수소가스 국산화에 성공했다. 초고순도 불화수소가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해외 의존도가 100%에 달했던 소재다. SK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말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뒤 양산 체제를 갖추고 2023년까지 국산화율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SK실트론도 지난해 미국 듀폰사로부터 전기자동차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소재인 차세대 전력 반도체용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사업을 인수하면서 고부가 영역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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