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친정부 인사에 37억 연구용역 집중… 부동산 마피아"

입력 2020-10-11 10:07   수정 2020-10-11 14:20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37억원에 달하는 연구용역 비용이 친정부 인사들에 집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LH는 연구사업을 전담하는 토지주택연구원을 자체 기관으로 두고 있다. 그럼에도 ‘사단법인 한국공간환경학회’ 출신 인사들이 포진한 단체·기업들이 수의계약을 대거 받았다는 것이다. 이 학회는 변창흠 LH 사장이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한국공간환경학회에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조명래 환경부장관, 강현수 국토연구원장 등 현 정부 주요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때문에 현 정부 주요 인사들이 모인 학회 라인이 ‘제 식구 일감 몰아주기’로 견고하게 얽혀 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변창흠 사장 재임 1년 반 동안 체결한 이들과의 수의계약 총액은 36억9700만원이다. 전임 박상우 사장의 경우 3년 동안 계약 총액은 17억6650만원 정도다. 특히 변 사장은 최근 LH 연구용역 수의계약을 크게 늘리고 있다. 연도별 LH 연구용역 수의계약 총액을 살펴보면 올해의 경우 3분기가 막 지난 상황임에도 벌써 지난해 수의계약 총액의 두 배에 달한다. 김 의원은 “LH 연구사업을 전담하는 자체 연구기관인 토지주택연구원이 있지만, LH는 전임 박상우 사장 때와 비교해 국토연구원, 한국도시연구소, 미래이엔디 등에 수의계약을 몰아줬다”고 지적했다.

주요 수의계약 용역들 내용이 LH 산하 토지주택연구원의 연구 수행이 끝난 것들과 유사하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4대 공간환경학회장을 지낸 최병두 소장이 재직 중인 한국도시연구소는 1억9100만원의 ‘전세임대사업 주요 성과 및 향후 방안’ 연구용역을 받았다. 이에 앞서 LH토지주택연구원은 2016년 ‘전세임대주택사업의 성과평가와 개선과제 연구’라는 주제로 연구를 한 바 있다. 토지주택연구원의 자체 연구가 완료된 상황에서 유사 용역을 밀어준 것이다. 또 LH는 지난 3월말, 3기신도시 특화 및 일자리, 지역상생 방안 등의 마스터플랜을 국토부와 발표했지만 내년 말까지 유사 내용의 연구용역을 국토연구원에 몰아줬다. 강현수 국토연구원장은 공간환경학회의 9대 학회장을 지냈다. 마스터플랜에 신도시 전체 배치, 세대수, 특화구역 및 일자리 방안 등이 이미 나와 있고, LH토지주택연구원에서도 ‘3기신도시 개발전략 및 계획기준 수립’으로 연구를 완료했다. 결과가 다 나온 시점에서, 내년 말에나 나올 해당 용역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김 의원은 지적이다.

김 의원은 “유사한 용역발주라도 서슴지 않고 무리하게 일감을 밀어준 정황이 드러난 것”이라며 “명백한 감사원 감사청구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이 잡히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는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사람들이 ‘부동산 마피아’로 불리는 그들만의 성역을 구축했기 때문”이라며 “국가적 부동산 대책보다는 내편만 챙기는 혈세 나눠 먹기가 횡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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