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스닥 일부종목 거품 끼었지만…시장 전체로는 과열 아니다"

입력 2020-10-12 17:35   수정 2020-10-19 16:06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그룹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미국 뉴욕 맨해튼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는 만큼 수시로 투자회의를 열고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슈워츠먼 회장은 “지금은 몹시 어려운 상황이지만 공항과 놀이공원이 가득 차고 호텔 건설 붐이 일 때가 반드시 온다”며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워츠먼 회장은 그러나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광범위한 사람이 그 혜택을 보는 건 다른 문제”라며 “최소 2022년이나 2023년까지는 작년 수준으로 돌아가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미국 유럽 등 서구 경제는 순탄하게 개선되지 않고 주기적인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고 했다. 또 K방역을 언급하며 “코로나 위기에도 한국 시장만큼은 매우 낙관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8월 국내에서 《투자의 모험(원제 What it takes)》을 출간한 그는 한국 젊은이들을 향해 “어제와 다른 날을 꿈꾸고 실제 행동으로 옮겨야 큰 성취를 이룰 수 있다”고 조언했다. 블랙스톤은 경기 하남 스타필드, 제약유통회사 지오영, 패션업체 시몬느 등 한국 기업의 주요 투자자이기도 하다.

▷사무실이 있는 맨해튼 빌딩 가격이 급락하지 않았습니까.

“거래가 안 되는 게 문제입니다. 이래선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할 수 없죠. 다만 맨해튼 빌딩 가격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짧은 시간 내 사무실로 복귀하는 인력이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에요. 장기적으로 생각할 때 재택근무가 대세로 자리잡지는 않을 겁니다. 혼합 근무 방식이 지금보다 늘겠지만 다수 인력이 사무실로 돌아올 것이란 점은 분명합니다. 대도시 사무실은 다시 활기를 띨 겁니다. 그럼 빌딩 가격도 재평가되겠죠.”

▷실물경기가 언제 좋아질 것으로 봅니까.

“작년 수준의 경기를 언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냐가 관건일 겁니다. 이 시점을 적어도 2022년이나 2023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도 그걸 얼마나 많이, 또 얼마나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릴 겁니다. 서구 경제만 놓고 보면 향후 1년 이상 주기적인 부침을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직선으로 회복하진 않을 것이란 얘기죠. 나라마다 회복 속도에도 차이가 날 겁니다.”

▷나스닥시장에 거품 우려가 많습니다.

“기술주 위주인 나스닥 주가가 코로나 사태 후 짧은 시간 내 엄청난 속도로 뛴 건 사실입니다. 기술은 세계 경제 성장을 극적으로 촉진하는 요인이죠. 뉴욕증시는 이런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했던 겁니다. 특정 기술이 잘나갈 때 사람들은 과도하게 흥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일부 주가가) 적정 수준보다 훨씬 높기도 하고요. 한 달 전부터 증시가 조정받았던 이유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일시 조정이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거품은 아니라는 의미인가요.

“거품이냐 일시 조정이냐는 단어 표현상의 차이일 뿐입니다. 일부 종목은 거품 영역에 들어갔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증시 전체에 거품이 끼었다고 진단하려면, 동시다발적으로 급상승한 시장이 실제 가치보다 크게 높아야 합니다.”

▷미 대선 후 투자 환경이 어떻게 바뀔까요.

“대선 후에도 미국 경제가 회복을 계속할 것이란 점은 분명합니다. 좋은 징조들도 있죠.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내년 초 차기 대통령 취임식 때는 코로나19 백신이 생산 단계에 들어가 있을 겁니다. 성공적인 백신도 두 종류 이상 될 것 같습니다. 차기 대통령은 경제 회복 시기의 수혜자가 될 수 있는 것이죠. 대선이 워낙 임박해서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미 중앙은행(Fed)이 2023년까지 제로금리 유지를 시사했는데요.

“2022~2023년까지는 완전한 경제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한 주요 배경 중 하나입니다. Fed가 이처럼 장기간 초저금리를 시사한 건 전례가 없는 일입니다. Fed는 물가 상승을 전혀 염려하지 않고 있어요. 오로지 경기 진작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물가가 상당히 낮게 유지됐던 게 사실이고요. 성장과 고용 회복을 우선시하는 Fed 정책은 옳은 방향입니다.”

▷내년 부동산 시장을 전망한다면요.

“분야별로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수많은 오프라인 점포가 폐업하는 등 소매업 관련 부동산 가치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호텔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항공 여행이 80% 이상 급감했기 때문이죠. 블랙스톤은 세계 최대의 호텔 투자자였지만 4년 전 대부분 매각했습니다. 물류 관련 시설은 유망할 것으로 봅니다. 온라인 쇼핑 시대엔 물류 창고가 더 필요하기 때문이죠. 우리는 대체투자 운용액의 3분의 1을 이쪽에 넣었습니다. 현재 공실률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생명과학 분야도 유망할 겁니다. 건강(헬스케어)이나 제약과 관련된 사무공간은 코로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활황세를 이어갈 겁니다.”

▷한국 시장을 어떻게 봅니까.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제 전문가 대부분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1% 정도로 보는데 놀랄 만한 성적입니다. 중국 대만과 함께 한국이 상대적으로 방역을 잘해 코로나 사태 이후의 회복도 빠를 겁니다. 한국엔 열심히 일하는 문화와 함께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기업이 즐비합니다. 기술이 발달했고 글로벌 경제에도 잘 편입돼 있죠. 2차 대전 직후 폐허에서 시작한 한국이 세계 12위 규모로 성장한 건 경이로운 일입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부터 첨단기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사건건 부딪치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긴장 역시 고조되고 있죠. 두 나라 사이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중국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이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500달러 정도에 불과합니다. 여전히 개발도상국이죠. 미국은 6만4000달러로 부유한 나라입니다. 그런데 두 나라를 합쳐보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200여 개 국가 중 미·중이 세계 경제의 35~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죠. 저는 두 강대국이 어느 순간 지금과 같은 대립을 끝내고 조화롭게 살아갈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단기간 내 가능할까요.

“두 나라는 일종의 ‘조정 기간’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2년 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정확히 예측하는 건 불가능합니다만, 결국 평화적으로 적응하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블랙스톤도 중국 투자를 줄이지 않겠다는 의미인가요.

“물론입니다. 중국이 경제 성장 측면에서 앞으로도 세계에서 가장 빠를 것이란 데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투자 시장으로서 중국은 무척 흥미로워요. 우리는 중국에서 부동산 위주로 투자해왔는데 실적이 좋습니다. 과거 성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여러 이슈가 있지만 중국 투자는 좋은 선택이 될 겁니다.”

▷한국의 젊은 투자자에게 조언한다면요.

“급변하는 경제 환경이 특별한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면 좋겠습니다. 기술과 생활 패턴의 변화는 더욱 그렇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모두 마찬가지죠. 주변을 보면서 항상 ‘무엇이 변하고 있나’ 자문해봐야 합니다.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게 뭔지 알아야 해요. 남들과 다른 시각도 중요합니다. 그런 다음 위험을 기꺼이 감수할 용기를 내야 합니다. 어제와 똑같은 일을 계속한다면 큰 성취를 기대할 수 없겠죠.”

■ 슈워츠먼 회장은

세계 최대 사모펀드 수장…개인자산만 21조8천억원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73)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투자 전문가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교외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 졸업 후 도널드슨·러프킨&젠렛(DLJ)이란 투자은행에서 금융계 경력을 시작했다. 1972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리먼브러더스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 회사에서 글로벌 인수합병(M&A) 부문 대표를 맡는 등 승승장구했다. 1985년 리먼브러더스 최고경영자(CEO)였던 피터 피터슨과 블랙스톤을 창업해 세계 최대 사모펀드 그룹으로 키웠다. 운용 자산은 5710억달러 규모다. 대체투자 쪽에 강점이 있다.

슈워츠먼의 개인 자산은 이달 기준 190억달러로, 포브스의 글로벌 억만장자 순위 64위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오랜 친구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전략·정책포럼 의장을 맡기도 했다. 지금까지 공공 도서관과 교육·체육재단 등에 10억달러 이상 기부한 자선 사업가다. 2018년 매사추세츠공대(MIT)에 3억5000만달러(약 4014억원), 작년 영국 옥스퍼드대에 1억5000만파운드(약 2246억원)를 기부했다. 이달 초엔 미 육상경기연맹(USATF)에 800만달러를 기부하겠다고 약정했다. 중국에선 별도의 개인 장학 재단을 운영 중이다.

△1947년 출생
△예일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리먼브러더스 M&A 부문 대표
△예일대 경영대학원 외래교수
△케네디 예술센터 이사장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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