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누리꾼들이 방탄소년단(BTS)을 향해 국가 존엄을 건드렸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BTS가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수상하면서 한국전쟁 70주년을 언급한 데 따른 것이다.
12일(현지시간) 환구시보에 따르면 BTS의 리더 RM은 밴 플리트상 수상 소감에서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한국과 미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 소감에서 '양국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에 분노를 표했다. 중국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것을 '항미원조(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로 부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애국주의나 영웅주의, 고난극복의 의미를 담은 '항미원조 정신'도 강조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국가 존엄과 관련된 사항은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면서 "BTS는 이전에도 인터뷰에서 대만을 하나의 국가로 인식했다"고 비난했다. 다른 누리꾼은 "중국 팬들이 그렇게 많은 돈을 BTS에게 줬는데 이게 뭐냐"며 "항미원조의 역사를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전쟁에서 희생된 중국 군인을 존중하지 않고 모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들은 지난 7월 출시돼 판매 중인 스마트폰 '갤럭시 S20 BTS 에디션'이 판매를 중지했다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삼성 차이나 사이트에서 BTS 에디션이 여전히 남아 있는 화면을 캡처해 올리면서 "삼성은 이 폰을 깨끗이 처리하라"라는 말을 남기는 누리꾼도 있었다.
베이징 현대차와 휠라에서도 BTS 관련 웨이보 게시물이 사라지는 등 중국 내 사업 손실이 우려된다는 내용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이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BTS의 한국전쟁 발언은 이날 웨이보 핫이슈에 올랐다가 사안의 민감성이 고려된 듯 검색 순위에서 사라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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