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라청' 질타에 고개 숙인 기상청장…"적중률 개선하겠다"

입력 2020-10-12 16:41   수정 2020-10-12 16:51


김종석 기상청장이 12일 올해 여름 장마철 예보 적중에 실패한 데 대해 사과했다. 기상청 예보를 믿지 못해 외국 날씨 예보 앱(응용프로그램)을 쓰는 ‘기상 망명족’이 불어난 현상에 대해서도 자인했다.

김 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름철 장기 예보와 일부 지역의 국지성 집중호우에 대한 예측은 국민의 기대에 비해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올 여름은 기상청이 지난 5월 “평년보다 강수량이 적고 폭염이 이어지겠다”고 예보한 것과 차이가 컸다. 중부지방과 제주는 역대 최장 장마일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상청의 강수유무 정확도는 지난 8월말 기준 89.9%로, 지난해(92.7%) 보다 2.2%포인트 떨어졌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라청, 오보청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아느냐”며 “기상청의 오보(잘못된 예보)로 인한 피해를 추산해본 적이 있느냐”고 말했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올해는 해외 기상자료를 찾는 기상망명족이 늘었다”며 “기상청은 해외보다 (예측)정확도가 높다고 주장하지만 국민이 느끼는 것과 괴리가 있다”고 했다.

기상청의 잇따른 오보로 해외 기상 앱을 이용하는 ‘기상 망명족’이 급증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김성준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한국 구글플레이에서 기상청 앱 ‘날씨 알리미’의 다운로드 기록은 10만 건 이상에 그쳤다. 1000만 건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한 체코 날씨 앱 ‘윈디’와 격차가 컸다.

김 청장은 “국민들은 기상청 예보를 홈페이지나 방송을 통해 확인하지만, 기상 상황 변화에 따른 추정 예보를 즉시 확인하기 어렵다”며 “(그러다 보니) 기상 예보의 신뢰도가 낮아지고 기상 망명족이 대두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별 강수량의 편차가 크고 국지적, 돌발적 현상이 잦아져 예측에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상청은 올 겨울 기온이 평년 수준이거나 한파일거라고 예보했지만 일본 기상청과 기상청 산하 APEC기후센터(APCC)는 평년보다 높다고 밝혔다”며 “국민은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김 청장은 “장기 예보는 기상청 자체적으로도 하지만 한·중·일 기후 전문가와 협의해서 최종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예보 적중률이 낮다는 비판에 대한 개선 방안도 밝혔다. 김 청장은 “집중호우 같은 국지적인 위험 기상에 대응하기 위해 기상관측망 해상도 개선과 위험 기상 집중 관측을 추진하겠다”며 “1㎞ 수준의 고해상도 예측 자료를 생산할 수 있는 차세대 수치 예보 모델을 개발하는 데에도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보관을 양성하는 데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기상청 예보관 사이에선 인력이 부족해 잘못된 예보를 다시 분석하기조차 어렵다는 토로가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김 청장은 “팀을 더 늘리려면 인력 30명이 더 필요하다”며 “행정안전부와 협상하고 있는데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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