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험 중수익' ELS에 다시 뭉칫돈

입력 2020-10-12 17:25   수정 2020-10-13 14:55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불리는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자들이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 돌풍을 일으킨 ‘공모주 청약’처럼 돈이 있어도 물량을 배정받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상품도 최근 등장했다.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자 투자자들이 새로운 대안을 찾아나선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모주처럼 ‘품절’ 상품 된 ELS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마감된 ‘유안타 MY ELS 제4619호’의 청약 경쟁률은 76.8 대 1로 집계됐다. 모집금액이 10억원인 이 상품에 약 768억원이 몰렸다. 유안타증권이 ELS 상품을 출시한 이래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13만원만 배정받고 나머지는 환불 조치된다. 돈이 있다고 원하는 만큼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란 얘기다. 최근 상장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주 청약 때와 비슷한 일이 ELS 시장에서 벌어진 것이다.

통상 증권사들이 출시하는 ELS의 경쟁률은 모집 금액에 미달하는 사례가 대다수다. 워낙 다양한 상품이 시기별로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품귀현상이 벌어지는 일은 극히 드물다.

해당 상품은 6.3%에 달하는 쿠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데다 녹인 배리어(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주가 기준)가 45%에 불과해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미국 S&P500, 유로스톡스, 코스피200 등의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둔 이 상품은 가입 시점 지수보다 45% 이하 수준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손실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는 평가다. 모집 규모가 이보다 10배 큰 삼성증권의 ELS 상품 역시 최근 경쟁률이 2 대 1을 넘어서는 사례가 여러 차례 등장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이번처럼 경쟁률이 2 대 1을 넘어선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스권 증시에 다시 ELS에 관심
업계에선 코로나 폭락장 이후 끊겼던 투자자들의 발길이 서서히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폭락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지난 3월 이후가 그랬다. ‘중위험 중수익 상품의 배신’이란 얘기마저 나돌았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2300~2400선을 오가는 박스권에 갇히자 다시 투자자들이 ELS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3월 코로나 폭락장 이후 ‘증시가 바닥을 지났다’고 판단해 ELS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6개월 만에 조기 상환에 성공하면서 재투자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주식·상장지수펀드(ETF) 등 직접 투자 열풍이 정점에 달하던 5월 ELS 발행 규모는 1조3353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수개월간 지지부진하던 ELS 발행 규모는 지난달(3조4754억원)에야 반등에 성공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로서는 코스피가 1500포인트를 밑도는 경험을 하고도 조기 상환에 성공해 ELS에 대한 신뢰가 커졌다”며 ELS 재투자를 발행 규모가 늘어난 원인으로 꼽았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파생결합증권 건전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각사마다 ELS 발행량이 줄어든 것도 최근 높아진 경쟁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ELS 발행량에 따라 각 증권사에 레버리지비율에 가중치를 부여하기로 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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