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이대론 대선 진다…비대위 못끌고 갈수도"

입력 2020-10-12 17:19   수정 2020-10-13 02:22


국민의힘 지지율이 30% 아래로 떨어졌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후 상승세를 타며 지난 8월 한때 더불어민주당을 추월하기도 했으나 다시 내려앉는 모양새다. 전통적 지지층이었던 대구·경북(TK) 지역과 보수 성향 유권자층에서의 하락이 두드러진다. 김 위원장이 당 쇄신을 외치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취임 100일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상승동력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與 악재에도 떨어진 국민의힘 지지율
리얼미터가 12일 발표한 10월 1주차(10월 5~8일) 주간집계(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28.9%로 전주에 비해 2.3%포인트 하락했다. 최근 북한군 피격 사건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복무 논란 등 정부·여당에 악재가 이어졌는데도 되레 야당 지지율이 떨어진 것이다. 민주당 지지도는 35.6%로 1.1%포인트 올랐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주요 당직자들에게 “이런 식으로 하면 대선에서 진다”며 위기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감사 이후 상임위원장직을 ‘11 대 7’로 재배분하자는 의견이 중진들 사이에서 나오는 것을 거론했다. 김 위원장은 이러다간 비대위를 더 끌고 가지 못할 수 있다며 당이 총선 참패에도 여전히 ‘기득권 문화’에 젖어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기업규제 3법을 둘러싸고 당내 논란이 일자 이를 경계하려는 목적도 깔렸다는 관측이다.
사라진 메시아 효과…떠나는 집토끼
그동안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세를 이끌었던 ‘김종인 효과’의 약발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한 당내 불만이 노출되면서 메시지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신뢰를 얻고 치고 올라갈 정도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취임한 6월 1주차 조사에서 27.5%였던 당 지지율은 7월 1주차 30%대에 들어섰고 꾸준히 상승세를 타면서 8월 2주차엔 36.3%로 민주당(34.8%)을 역전했다. 당명 교체와 정강·정책 개정 등 쇄신 작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데다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 논란이 커지면서 ‘반사 효과’를 봤다. 하지만 구체적인 대안 제시로는 이어지지 못한 탓에 여야 지지율 격차는 다시 벌어지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이 선제적으로 던진 기본소득 아젠다도 관심에서 멀어진 데다 추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한 공세 역시 지난해 ‘조국 논란’이 재연되는 양상이라 유권자들이 피로를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여론조사에서 전통적 지지층인 TK 지역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한 비율은 36.6%로 전주에 비해 10.8%포인트 급락했다. 이념 성향별로는 보수층이 전주보다 7.3%포인트 떨어진 53.4%, 연령대별로는 70대 이상이 4.1%포인트 떨어진 33.1%였다. 기존 야당 지지층이었던 TK, 노년층, 보수성향 유권자가 국민의힘을 외면하는 모양새다. 중도층을 잡겠다는 시도도 아직까진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중도층 지지율은 김 위원장이 취임한 6월 첫째 주 29.4%에서 10월 첫째 주 30.7%로 소폭 올랐지만 큰 차이는 없다. 2030 지지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18~29세 지지율은 26.3%에서 24.2%로, 30대 지지율은 27.5%에서 24.1%로 떨어졌다.
고질적 인물난도 문제
차기 지도자 후보가 보이지 않는 건 근본적인 문제다. 대통령제인 한국 정치구조상 정당 지지율은 유력 대선주자 유무에 따라 크게 갈리기 때문이다. 당장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후보군조차 추려지지 않고 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지율 정체의 가장 큰 원인은 대선 후보의 부재”라며 “‘붐업’을 위한 대형 이벤트를 기획해야 한다”고 했다.

당 쇄신 시도가 여론조사 결과로 나타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유권자들은 의심이 많기 때문에 실제 국민의힘이 변했는지를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서 판단한다”며 “당장 지지율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대선 전까지 구체적인 성과를 하나씩 보여주면서 꾸준히 밀고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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