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편식' 후유증?…공모주 시장 다시 찬바람

입력 2020-10-12 17:25   수정 2020-10-13 00:57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빠져나간 공모주 시장에 다시 찬바람이 불고 있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 이하로 떨어진 기업이 등장했고, 수요예측에 실패해 상장이 무산된 사례도 나왔다. 공모 규모가 크고 인지도가 높은 기업에만 투자금이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상장한 반도체 결함장비 제조사 넥스틴은 시초가가 공모가(7만5400원)보다 5.7% 낮은 7만1100원에 결정됐다. 신규 상장 기업의 시초가는 공모가의 90~200% 사이에서 결정된다. 넥스틴은 8일 7만1600원에 마감해 공모주 투자자에게 손실을 안겼다. 연휴 이후 개장한 12일엔 8만원까지 올랐지만 기대했던 주가 흐름은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회사는 지난달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30.2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가장 낮은 경쟁률이다. 이어진 일반 청약도 13.92 대 1로 저조했다. 흥행 실패에도 불구하고 넥스틴은 희망공모 가격의 최상단인 7만5400원으로 공모가를 정했다. 상장 직후 부진한 주가는 어느 정도 예견된 셈이다.

빅히트의 청약 이후 수요예측에 나선 신약개발사 노브메타파마도 기관의 마음을 잡지 못했다. 이 회사는 당뇨병 등 대사질환 관련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코넥스 상장사로 코스닥 이전 상장에 세 번째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희망 공모가는 3만2500~3만6000원이었지만 대부분의 기관이 공모가 하단을 제시했고 참여도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기술이전 사례가 없었던 데다 신약에 대한 가치 평가가 엇갈렸다는 점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투자업계는 보고 있다. 노브메타파마 측은 8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을 고려해 잔여 일정을 취소한다”며 상장을 전격 철회했다. 이날 코넥스 시장에서 이 회사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추락했고 12일에도 14.95% 급락했다. 이틀 만에 시가총액은 3000억원대에서 2500억원대로 줄었다.

금융투자업계는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기관들이 수익률이 보장된 기업에만 몰리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선박기자재 업체인 파나시아, 23일엔 미생물진단기업 퀀타매트릭스가 수요예측에 실패해 상장을 철회했다. 기관은 의무보유기간이 풀리는 즉시 공모주를 매도해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보호예수기간 30일이 해제된 430만 주의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오면서 7.36% 급락한 4만9100원으로 마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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