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구긴 벤츠, 달라진 E클래스 출격…BMW와 맞대결

입력 2020-10-13 11:06   수정 2020-10-13 11:08


수입차 시장 왕좌를 두고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E 클래스와 BMW의 신형 5시리즈가 맞붙는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13일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더 뉴 E 클래스의 10세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국내 출시 소식을 알렸다.

1947년 처음 출시된 E 클래스는 세계적으로 1400만대가 판매된 벤츠의 대표 모델이다. 2016년 출시된 10세대 E클래스는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출시 3년 만인 지난해 7월 수입차 최초로 단일 모델 10만대 판매라는 기록을 달성하고 올해 상반기에도 수입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벤츠, 새 디자인 E 클래스로 수입차 왕좌 사수 나서
신형 E 클래스는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디자인에 '완전변경' 수준의 변화가 나타났다. 이와 함께 첨단 기술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더 뉴 E 클래스 전면부는 새로운 디자인의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를 적용했고 후면부에는 트렁크 라인 안쪽까지 확장된 신규 테일램프가 장착됐다. 아방가르드와 익스클루시브 등 세부 모델에 따라 라디에이터 그릴과 프론트 범퍼 등도 각기 다른 모습을 했다.

더 뉴 E 클래스에는 벤츠 최초로 차세대 지능형 스티어링 휠이 적용됐다. 림 앞면과 뒷면에 센서 패드를 탑재해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다면 움직임이 없더라도 운전자가 제어하고 있다고 인식한다. 스티어링 휠에 있는 여러 버튼도 스마트폰처럼 터치식으로 작동한다.


전 모델에는 12.3인치 디스플레이 두 개로 구성된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와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가 탑재된다. 실제 주행 화면에 가상의 경로선을 덧씌워 보여주는 증강 현실(AR) 내비게이션도 적용됐다. 표지판을 인식해 차량 속도를 조절하고 차로 이탈을 막아주는 최신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도 전 모델에 기본 사양으로 탑재됐다.

더 뉴 E 350 4매틱 이상 모델에는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가 기본 사양으로 적용된다. 기존 30초였던 재출발 시간이 최대 60초까지 연장되고, 끼어들기 차량 인식률이 개선된 액티브 스탑 앤 고 어시스트가 포함됐다. 측면 충돌 위험을 감지하는 프리 세이프 임펄스 사이드 기능도 추가됐다. 한국과 중국에 출시되는 더 뉴 E 클래스에는 초미세먼지 농도를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공기 유입을 차단하는 기능도 탑재된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더 뉴 E 클래스를 가솔린,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고성능 메르세데스-AMG 등 총 6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선보인다. 모델에 따라 최고출력은 194~435마력을 지원하며 가격은 6450만~1억1940만원으로 책정됐다.
경쟁 상대는 BMW 뉴 5시리즈…브랜드 순위도 걸렸다

벤츠 신형 E 클래스의 최대 경쟁자는 BMW 신형 5시리즈가 될 전망이다. BMW코리아는 지난 5월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 뉴 5시리즈를 이달 국내 출시했다. 5시리즈 역시 1972년 출시 이후 세계 시장에 800만대 이상 판매된 BMW의 대표 모델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4년간 7만7000여대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뉴 5시리즈는 하나의 프레임으로 통합된 키드니 그릴과 ‘L’자형 주간주행등이 적용된 어댑티브 LED 헤드라이트로 강렬한 존재감을 갖췄다. 두 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와 고해상도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기본 사양으로 탑재했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어시스트, 충돌 회피 조향 어시스트 등으로 구성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손쉬운 주차를 지원하는 ‘파킹 어시스턴트’와 후진 조향을 돕는 ‘후진 어시스턴트’ 기능도 기본으로 제공한다.

가솔린과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기술이 적용된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9개 라인업을 제공하며 가격은 신형 E 클래스보다 다소 낮은 6360만~1억1640만원이다. BMW 관계자는 "모든 제품군이 가격 대비 높은 성능과 다양한 첨단 기능을 제공한다"며 "530i의 경우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 경쟁사 동급 모델과 비교해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내 수입차 업계에서는 신형 E 클래스와 5시리즈의 경쟁에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4분기 판매 실적 향방이 달려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 클래스가 우위에 서면 벤츠가 1위를 유지하고, 5시리즈가 앞서면 BMW가 역전극을 보여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산 넘어 산
차량 성능과 가격이 비슷하다면 브랜드 이미지가 소비자의 구매를 좌우할 수 있다. 최근 벤츠는 배출가스 불법조작 논란과 인색한 국내 투자 등으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2018년 디젤 화재 사태로 주춤했던 BMW는 올 들어 이미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대규모 리콜을 단행하고 보장 프로그램을 선보인 덕이다. 한국에 진출한 지난 25년간 누적 28조원의 재투자를 단행하고 1만5570명의 고용을 창출했다는 점도 BMW의 자랑거리다.

2016년 BMW를 밀어내고 수입차 1위 자리를 꿰찬 벤츠는 배출가스 조작으로 구설에 올랐다. 환경부는 지난 5월 벤츠가 국내 판매한 12종의 경유차에 배출가스 불법 조작이 있었다고 결론지었다. 인증 취소, 결함 시정 명령 및 과징금 776억원 부과, 형사고발이 진행 중이다.

검찰 수사로 압수수색까지 당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환경부 판단에 불복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맞섰다. 그러나 책임자인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은 조사 중 출장을 이유로 출국·한국에서 퇴임식도 하지 않고 떠나 도피출국 의혹을 받고 있다. 후임으로 지명됐던 뵨 하우버 스웨덴 및 덴마크 사장도 환경부 발표 이후 한국행을 거부해 부임이 무산됐다.


지난해 국내에서 역대 최대 흑자를 거뒀지만 배당을 통해 해외로 송금했을 뿐, 재투자나 사회환원은 적었다는 점도 벤츠의 아킬레스건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등에 따르면 벤츠 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5조4377억원, 영업이익은 21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에 비해 각각 21.5%, 40.9% 급증한 실적이다.

전년보다 더 많은 차를 판매했지만, 정작 일선 딜러사들은 매출만 늘어났을 뿐 수익성이 크게 훼손됐다. 2018년 36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한성자동차는 1874만원 적자로 돌아섰고 같은 기간 더클래스 효성도 영업이익이 285억원에서 11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한성모터스는 78억원에서 19억원으로, 스타자동차는 85억원에서 22억원으로 영업이익이 70% 이상 줄었다. 자동차업계에서 "벤츠 코리아가 우월적 지위를 바탕으로 딜러사들을 쥐어짰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벤츠 코리아가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의 절반 이상은 해외로 유출됐다. 벤츠 코리아와 벤츠 파이낸셜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1380억원의 주주배당을 단행했다. 본국에 배당하지 않은 BMW 코리아와 큰 차이를 보인다.

BMW 코리아는 안성 신규부품물류센터(RDC) 1600억원, 인천 영종도 드라이빙센터 895억원, 차량물류센터(VDC) 200억원, R&D(연구개발)센터 200억원 등 꾸준히 국내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벤츠는 안성 부품물류센터 870억원 외에 마땅한 국내 투자가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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