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대박난 SPC '감자빵'…韓 출시 직후 판매중단한 사연

입력 2020-10-13 17:43   수정 2020-10-14 08:46


파리바게뜨가 표절 논란에 휩싸인 신제품 감자빵 판매를 12일 전격 중단했다. 출시 사흘 만이다.

사연은 이렇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지난달 강원 평창군과 농산물을 활용한 제품 개발·소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감자를 대량 수매했다. 계약 조건은 최소 100t 이상을 구매하는 것, 또 수익금 전액은 평창군에 장학금으로 돌려주는 것이었다. 개발과 판매 등 비용은 전액 본사가 부담하고, 수익은 농민과 지역사회에 환원키로 했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1주일 만에 최소 계약 물량의 50%인 50t을 사들였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9일 강원도 감자를 활용한 ‘감자빵 제품 3종’을 내놨다. 배스킨라빈스도 감자로 만든 아이스크림 ‘미찐 감자’와 음료 등을 선보였다.

문제가 된 건 감자빵 3종 중 ‘강원도 감자빵’이었다. 춘천시의 감자를 테마로 한 ㄱ카페에서 만들어 파는 감자빵과 비슷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ㄱ카페 대표는 SNS에 “파리바게뜨가 만든 감자빵은 외관으로 보나 캐릭터 모양으로 보나 저희 감자빵과 흡사하다”며 “판매를 멈추고 소상공인과 상생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청년 창업가인 이 대표는 아버지와 함께 2018년 카페를 열었고, 올해 초 지금의 감자빵을 내놨다. 지역 명물로 소문나 서울 유명 백화점에서도 판매했다.

파리바게뜨는 “상생의 취지에서 판매를 시작했는데 개인 카페에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판단에 해당 빵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여론은 엇갈렸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SNS에 “파리바게뜨가 춘천의 작은 빵집이 만든 감자빵을 복사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SPC가 강원도 감자 홍보와 농민 지원을 위해 시작한 일인데 마치 대기업의 탐욕으로 벌인 일처럼 몰아붙인 것은 잘못됐다는 주장도 쏟아졌다. 한 감자 농민은 “농촌 경제를 돕고자 했던 기업의 ‘선의’가 퇴색된 게 유감”이라고 했다. 평창은 국내산 감자의 30%를 재배한다. 국내 식품 제조사들은 국산 감자가 품질이 일정치 않고 가격 등락폭이 커 외국산에 의존해온 만큼 평창의 감자 농가들은 들떠 있었다.

SPC가 평창군을 돕기 위해 나섰다가 ‘악덕기업’이 될 때까지 걸린 시간은 단 3일. 그들이 차마 말하지 못한 사실도 있다. 파리바게뜨 중국 법인은 2018년 초 이미 ‘흙 묻은 감자’ 모양을 한 ‘감자빵’을 만들어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려놓은 바 있다.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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