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체제' 앞당긴 현대차…車시장 격변에 승부수

입력 2020-10-13 19:50   수정 2020-10-14 01:07


현대자동차그룹이 ‘정의선 회장’(사진) 시대를 연다. 2000년 현대차그룹이 출범한 후 20년 만의 세대 교체다. 변방의 작은 자동차 회사를 세계 5대 자동차 제조사로 키운 정몽구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을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다시 키우는 과제를 떠안았다. 재계에서는 정의선 회장 취임을 계기로 현대차그룹이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경제계에 따르면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선임하는 방안은 갑자기 부상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2018년부터 사실상 경영을 총괄하고 있었고 올 3월에는 현대차 이사회 의장까지 맡아 총수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 예상치 못한 위기가 발생하자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각계에서 제기됐다는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산업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 수석부회장이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위기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얼어붙고 한때 공장 가동이 멈추는 상황이 발생하자 보다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도 있었다는 전언이다.

업계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 회장직을 맡으면 그룹 주요 계열사의 사업 영역이 확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연 직원과의 타운홀미팅에서 “우리는 단순히 자동차를 생산하는 회사가 아니라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이 돼야 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미래 이동 수단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자는 의미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하며 “현대차의 사업 비중은 50%가 자동차, 30%가 UAM, 20%가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자동차와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 등도 정 수석부회장이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다. 일부 사업 분야를 정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기업문화 개선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2년간 복장 자율화와 직급 간소화, 대면 보고 문화 개선, 수시 채용 및 인사 시행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재계에서 “기업문화가 보수적인 현대차그룹이 지난 2년간 변화 속도가 가장 빨랐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외부 인재 수혈과 글로벌 기업과의 전략적 협업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 3월 글로벌 빅3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업체 앱티브와 각각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를 투자해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하는 등 타 기업과의 협업도 확대하는 중이다. 올 들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를 모두 만나 미래차 배터리에 대한 논의를 하기도 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승진을 계기로 2018년 추진하다 멈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연말 대대적인 사장단 교체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14일 온라인으로 회장 취임식을 열고 그룹 임직원을 대상으로 비전에 대해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도병욱/이선아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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