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공원 나들이객 얼마나 늘었나 보니…세계 1위 [신현보의 딥데이터]

입력 2020-10-15 10:01   수정 2020-10-15 10:19



지난 추석과 한글날 연휴에 공원을 찾은 유동인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10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주요 국가 중 한국의 공원 유동인구 증가율은 1위로 치솟았다. 한국이 일별 조사에서 세계 1위를 한 것은 올 2월 이후 벌써 11번째다. 코로나 이후 밀폐된 공간을 피하고 외부활동을 자제하다가 갈 곳은 못찾은 사람들은 연휴나 주말이 되면 공원으로, 공원으로 몰려들고 있다. 코로나19가 바꾼 한국의 풍경이다.

14일 한경닷컴 뉴스랩이 구글의 지역사회 이동성 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 이전 기간인 1월 3일~2월 6일과 비교해 공원 유동인구 등락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한국으로, 97%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후 덴마크(86%), 노르웨이(65%) 순이었다. 미국은 24위, 일본은 101위에 올랐다. 구글은 이 보고서를 통해 매주 중국 등은 제외된 134개국의 코로나 후 유동인구 등락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2월15일 이후 238일 동안 매일 한차례 조사했는데 한국은 이중 11차례에 걸쳐 1위를 했다.

공원 나들이객은 특히 9월 말부터는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이 즈음부터 급증했지만 연휴가 이어졌는데다 날씨가 워낙 청명했던 영향이 크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완화하면서, 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늘어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에는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높아져 야외 방역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최근 연휴 전후로 공원을 다녀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공원에서는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 공원 방역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韓 공원 유동 인구, 코로나 전 대비
추석에 120%↑ 한글날에는 97%↑


한글날이었던 9일 한국의 공원 유동 인구가 97% 늘어나는 동안 주거지와 소매점 및 여가시설(식당·카페 등)의 유동 인구는 각각 13% 증가에 그쳤다. 식료품 및 약국은 17% 증가했다. 반면 대중교통 정거장은 10%, 직장은 50% 하락했다.

추석 당일이었던 1일에도 한국의 공원 유동 인구는 120% 상승하며 134개국 중 1위를 기록했다. 이날 주거지 유동인구는 10% 증가했다. 반면 소매점 및 여가시설은 45%, 식료품점 및 약국 18%, 대중교통 정거장 21%, 직장 81% 감소해 공원과 주거지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하락했다. 이날 미국은 27위, 일본은 65위에 위치했다.

한국의 공원 유동 인구는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된 지난 3월 이후 늘어나 4월 30일 158%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후 등락을 오가다 9월 말부터 상승해, 연휴를 기점으로 상승세가 가파라지고 있다.
확진자 수 늘어도 공원 나들이객↑
…공원 다녀간 확진자 속출


그전까지는 확진자 수가 늘어나면 공원 나들이객 수도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확진자 수가 증가해도 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 최근 들어 공원을 다녀간 확진자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3일 동작구 대방공원 배드민턴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접촉자 4명이 진단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광진구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6일 뚝섬 한강공원을, 성동구에서 발생한 또다른 확진자는 4일 배수지 공원에서 축구를 해 친구 9명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마스크 내리고 전화, 노래 부르기,
자전거 타다 침뱉기까지


가장 큰 문제는 공원에서 방역 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13일 밤 기자가 찾은 잠실 한강공원에서는 마스크를 입 아래로 내리고 전화를 받으며 산책을 하거나, 마스크를 내리고 뜀박질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핸드폰 보기 바빠 기자 등 뒤에 바로 붙어서 걷느라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도보와 밀접한 거리에서 마스크도 없이 노래를 크게 따라부르며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보였다. 심지어 마스크도 없이 자전거를 타면서 가래침을 뱉는 사람이 지나가자, 시민들이 일제히 피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됐다.

김서연씨(28)는 "요즘 출퇴근길에 지하철에서도 마스크 안 쓰는 사람 찾기가 쉽지 않은데, 한강 공원에서는 흔하게 보여 눈살이 찌푸려진다"며 "마스크 없이 입 여는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놀라 피하기 바쁘다"고 말했다. 박모씨(46)도 "공원에서도 마스크를 꼭 쓰라고 하는데, 감시하는 사람도 없고 야외라 안전하다고 생각하거나 아무 생각 없이 방심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공원에서도 방역 수칙은 예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부산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걸 보니 지난 5월 생활 속 거리두기 당시 클럽과 물류 센터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는 현상의 데자뷰를 보는 듯 하다"며 "충분히 준비하고 완화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니기 때문에 주의가 당부된다"고 설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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