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동'…순환출자 해소 탄력받을 듯

입력 2020-10-14 17:50   수정 2020-10-15 00:54

현대자동차그룹이 ‘정의선 시대’ 본격 개막을 계기로 2년 전 무산된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다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배구조 개편에 반대했던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올초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철수해 시장 분위기도 당시와 달라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 방안의 초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회장이 그룹 지배권을 강화하고 안정적으로 승계하기 위해 복잡한 지배구조를 정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 지분 2.62%를 비롯해 기아차(1.74%) 현대글로비스(23.29%) 현대위아(1.95%) 현대오토에버(9.57%)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증권 및 자동차업계에선 “이르면 연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3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다. 현대모비스를 인적분할해 모듈 및 애프터서비스(AS) 사업부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고,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을 그룹 지배회사로 두는 방안이었다. 당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이 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순조롭게 이뤄질 것 같았다.

하지만 엘리엇이 그해 4월 갑자기 나서면서 제동이 걸렸다. 당시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한 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복잡한 지배구조를 간소화하라고 요구했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국내외 투자자들의 ‘반대’에도 맞닥뜨렸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5월 29일로 잡았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일부 사업부문 분할·합병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전격 취소했다.

엘리엇은 2019년 3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총에선 배당 규모와 사외이사 선임을 놓고 표 대결을 벌였다. 2차전 결과는 달랐다. 주총에서 각 사의 배당 및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이사회 원안대로 통과됐다. 엘리엇은 더 이상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 회장이 직접 외국인 큰손을 찾아 설득에 나서고, 향후 신차 개발과 품질 개선 계획까지 설명하면서 일방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며 “정 회장의 주주친화적 경영 마인드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다시 추진할 지배구조 개편안은 2018년 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기존 순환출자 구조를 끊어내고, ‘정의선 회장 등 오너 일가→현대모비스(존속법인)→현대차→기아차 등’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게 핵심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날 주식시장에서 전날보다 2.12% 오른 16만8500원에 마감했다.

김일규/이선아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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