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 부작용 없는 항우울제 개발 실마리 찾았다

입력 2020-10-15 12:00   수정 2020-10-15 14:35

환각이나 중독 등 부작용이 없는 항우울제 개발 가능성이 처음 열렸다.

한국연구재단은 박사후연구원 국외연수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약리학과 김국래 연구원과 브라이언 로스 석좌교수, 스탠퍼드대 조저스 스키노이티스 교수 등 연구팀이 '세로토닌 수용체2A'와 환각물질 간 결합구조를 처음 규명해 국제학술지 '셀'에 실었다고 15일 발표했다. 세로토닌은 도파민, 노르아드레날린과 함께 인간의 감정을 조절하는 3대 호르몬으로 불린다.

기존 항우울제는 체내의 모든 세로토닌 재흡수를 억제하기 때문에 불면, 입마름, 설사, 메슥거림, 식욕저하, 불안, 성기능 장애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기 쉽다. 이 때문에 행복감, 우울 등 인간의 기분을 조절하는 세로토닌 수용체2A를 직접 표적으로 하는 항우울제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세로토닌 수용체는 현재 14가지가 알려져 있다.

대뇌피질에 존재하는 세로토닌 수용체2A(5HT2A)는 인간의 기분을 조절하는 '막 단백질'이다. 향정신성 의약품인 환각제 LSD, 25CN-NBOH 등과 직접 결합해 해당 신호(환각제 성분)를 세포 내로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결합 구조는 베일에 싸여있었다. 이 결합 구조를 알게 되면 환각 등 부작용이 없는 신약을 개발할 수 있어 이를 규명하는 연구가 활발했다.

연구팀은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의 첨단 방사광가속기 'APS(The Advanced Photon Source)'를 써서 단백질의 X선 회절 데이터를 얻었고, 이를 토대로 LSD와 세로토닌 수용체2A간 결합 구조를 밝혀냈다. 25CN-NBOH와의 결합구조는 초저온 투과전자현미경(Cryo-Electron Microscopy)을 써서 밝혔다. 이 현미경은 초저온에서 단백질을 얼린 뒤 전자현미경으로 분자 이미지를 얻은 후 구조를 규명하는 첨단 장비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에 규명된 세로토닌 구조를 토대로 '분자 도킹'을 통해 100만 가지 이상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디자인할 수 있게 됐다"며 "새로운 항우울제 개발을 위한 후보물질 발굴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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