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버릇 개 못줘…'살인에어백' 日다카타, 파산 이후에도

입력 2020-10-15 08:02   수정 2020-10-16 07:35

2015년 '살인 에어백' 사건으로 파산한 옛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 다카타가 미국 회사에 인수된 이후에도 안전벨트 성능을 조작해 온 사실이 확인됐다. 전세계 자동차의 약 30%가 이 회사 안전벨트를 채용하고 있어 국내 자동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은 조이슨세이프티시스템재팬(JSSJ)이 지난 20년간 시가현 히코네 공장에서 생산한 안전벨트 성능 데이터를 조작해 법정 안전기준에 미달하는 제품을 자동차 업체에 공급해 온 사실을 확인했다. JSSJ는 자동차 에어백 파편이 승객에게 튀어 여러명의 사망사고를 낸 '살인 에어백' 사건으로 2017년 파산한 다카타를 미국의 대형 자동차 부품사 JSS가 인수해서 만든 일본 법인이다.

JSSJ는 일본 자동차 안전벨트 시장의 40%, 전세계 시장의 약 30%를 점유하고 있다.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는 물론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에 안전벨트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자동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에 해당 안전벨트를 공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2015년 살인 에어백 사고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다카타 에어백을 장착한 일본 주요 자동차 회사와 벤츠, BMW, 크라이슬러, 포드, 르노삼성 등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콜 조치를 받았다.

살인 에어백 사고 당시 다카타는 2005년 에어백의 이상 파열 현상을 처음 확인하고, 2009년 첫 사망자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2015년까지 미국 정부로부터 부품공급 정지 조치를 받을 때까지 문제를 숨겨 지탄을 받았다.

미국의 대형 부품회사에 인수된 이후에도 JSSJ는 사건을 은폐하기 바쁜 체질을 바꾸지 못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이번 불량 안전벨트 문제도 JSSJ 경영진은 지난 4월 내부적으로 처음 파악했지만 별다른 움직임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경로로 이 사실을 파악한 일본 국토교통성이 JSSJ의 고객 자동차 업체들을 압박하고서야 사내조사를 시작했다.

JSSJ 측은 14일 "현재까지 불량 안전벨트로 인한 사고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지난 20년 동안의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JSSJ의 안전벨트를 사용하고 있는 도요타는 "부적절한 사안이 있다는 연락을 (JSSJ로부터) 받았다"며 "조속히 차량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 필요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닛산과 혼다도 관련 차량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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