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터졌는데 장사 더 잘했다…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

입력 2020-10-19 09:00  


삼성전자가 올 3분기에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올렸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분기 매출 신기록을 다시 쓴 것이다. 이 회사가 지난 8일 발표한 3분기 잠정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66조원, 영업이익은 12조3000억원이었다. 매출은 기존 최고 기록이던 2017년 4분기(65조9800억원)를 간발의 차이로 앞질렀다. 영업이익은 반도체시장이 초호황을 누린 2018년 3분기(17조5700억원) 이후 최대였다.

당초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을 10조2000억원 안팎으로 예상했다. 뚜껑을 열어 보니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보다 20%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호성과 한숨이 뒤섞이는 어닝 시즌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은 1년에 네 차례 분기별 실적을 발표한다. 기업들이 실적을 공개하는 시기를 ‘어닝 시즌’이라고 부른다. 발표된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으면 투자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해서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한다. 10등쯤 할 줄 알았던 학생이 갑자기 1등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반대로 예상을 밑도는 부진한 실적은 투자자를 충격에 빠뜨렸다고 해서 ‘어닝 쇼크’라고 표현한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어닝 시즌마다 많은 관심을 받는다. 매출이 국내총생산(GDP)의 8%를 차지하는, 국내에서 가장 큰 기업이기 때문이다. 그런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전형적인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갤럭시노트, 초대형 TV, 의류건조기, 고급형 냉장고 등과 같이 수익성 좋은 제품이 많이 팔린 덕분이라고 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억눌렸던 소비가 신제품이 쏟아진 3분기를 기점으로 되살아났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라고 항상 좋은 성적표만 받아온 것은 아니다.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았던 지난해 초에는 1분기 실적 발표를 열흘 앞두고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어닝 쇼크로 인한 투자자의 혼란을 우려해 ‘너무 놀라지 말라’고 미리 고백한 것이다.
기업 실적에서 무엇에 주목해야 할까
기업이 공개하는 경영 실적에는 여러 지표가 들어 있지만 핵심은 세 가지다.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다.

매출은 상품 판매, 서비스 제공 등 기업의 주된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금액이다. A라는 가구회사가 100억원어치의 가구를 만들어 팔았다면 바로 이 100억원이 매출로 잡힌다. 매출은 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항목이다. 판매가 계속 늘어야 기업이 크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은 매출에서 제품을 만드는 데 들어간 원가, 광고비, 임금 등을 차감한 것이다. 본업을 통해 거둔 이익이므로 기업의 ‘수익성’을 잘 보여준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영업이익률도 주목할 만한 숫자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의 영업이익률은 20%, 펩시콜라는 10%였다면 같은 제품을 하나 팔아도 코카콜라가 더 ‘남는 장사’를 했다는 뜻이다.

순이익은 기업의 주된 영업활동은 물론 영업과 무관한 활동으로 얻은 이익까지 반영한 것이다. A사가 가구 판매와 별개로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주식을 처분해 올린 수익 등은 순이익으로 잡힌다. 이 때문에 일회성 요인에 따라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큰 차이를 보이는 사례도 종종 볼 수 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어닝 서프라이즈는 주가에 호재, 어닝 쇼크는 악재로 작용한다. 실적이 예상과 비슷하게 나오면 주가는 무덤덤한 반응을 보일 때가 많다. 코로나19를 뚫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생글생글 독자들의 성적도 늘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어가길 기원한다.

한국경제신문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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