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듬 시집 <히스테리아> 2020 전미번역상·루시엔 스트릭 번역상 수상

입력 2020-10-16 15:24   수정 2020-10-16 15:26


2014년 문학과지성사 454번째 시인선으로 출간된 김이든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히스테리아?가 15일(현지시간) 미국문학번역가협회(ALTA: American Literary Translators Association)가 주관하는 2020 미국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과 전미번역상을 수상했다. 두 번역상을 한 해에 한 작품이 동시에 수상한 것은 미국 문학번역가협회 문학상 시상 이래 처음이다.

2010년부터 시작된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은 미국 시인이자 불교문학 번역가로 활동한 루시엔 스트릭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영어로 번역된 뛰어난 아시아 시 작품의 번역가에게 시상하며 상금은 6000달러(687만원)이다. 한국문학 작품이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을 수상한 것은 최돈미 번역가가 2011년 발간한 김혜순 시집 ?전 세계의 쓰레기여, 단결하라!?와 2019년 출간한 ?죽음의 자서전?을 번역해 각각 2012년과 2019년에 상을 수상한 데 이어 세 번째다. 작년과 올해 2년 연속 한국문학 작품이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을 수상하는 기록도 세웠다.

이 시집은 감각적이고 도발적인 시 세계로 출간 당시 한국 시단에도 큰 충격을 안겨준 바 있다. 심사위원들은 "?히스테리아?가 민족주의, 합리성과 서정주의, 사회 규범에 반기를 들면서 정치적이면서도 개인적인 혁명을 수행하고 있다"며 “긴장감 넘치고 불안정한 시편들은 독자의 손을 타오르게 해 현대 한국 여성시의 명징한 길을 여는 도화선이 됐다”고 평가했다.

1998년 제정돼 올해로 22년차를 맞이한 전미번역상은 미국문학번역가협회가 전년도에 미국에서 출간된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시 부문과 산문 부문으로 나눠 시상하고 있다. 번역문학 작품에 수여되는 다른 상과는 달리 원작과 번역본의 등가성까지 평가하는 상으로 그 위상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문학 작품이 전미번역상을 수상한 것은 올해 ?히스테리아?가 처음이다. 상금은 2500달러(286만원)이다. 이번 심사평에서는 "의도적으로 과도하고 비이성적인 시 언어로 도시의 일상 경험을 표현하는 흥미롭고 놀라운 작품집"이라고 평가했다.

이례적으로 두 개의 상을 수상한 김이듬 시인은 미국 일간지 인터뷰 등을 통해 "이미 한국의 많은 젊은 시인들이 해외에 다양하게 번역 소개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달라"며 "제 시집을 영어로 훌륭하게 번역해준 번역팀에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미국에서 이 책을 번역 출간한 액션 북스(Action Books)는 미국 노트르담대 산하 시 전문 번역 출판사로, 그동안 페미니즘을 비롯한 급진적인 정치성을 포용하는 다양한 국가의 전위적인 문학 예술을 소개해왔다. 특히 2016년에 출간된 김이듬 시인의 ?명랑하라 팜 파탈? 외에 김혜순 시인 시집 3종, 최승자 시인 시집 등 한국 문학 시리즈를 번역 출간해 왔다. 이번 시집을 번역한 제이크 레빈, 서소은, 최혜지 번역가는 "더 다양한 장르의 한국문학이 번역돼 소개됐으면 한다"며 영어권에서의 한국문학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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