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16일 ‘친형 강제 입원’ 관련 허위사실 공표 사건의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지사가 2년여를 이어온 재판의 족쇄에서 벗어나면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차기 대권 다툼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지사는 재판이 끝난 뒤 “민주주의와 인권 옹호의 최후 보루로 불리는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앞으로는 이런 송사에 시간을 소모하지 않고 도정에, 도민을 위한 길에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쏟고 싶다”고 말했다. 2022년 대통령선거와 관련해서는 “대선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이 대리인인 우리 일꾼들에게 어떤 역할을 맡길지 결정하는 것”이라며 “부여해주시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마 의지를 재차 밝혔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 이 대표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36%, 이 지사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31%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는 이 대표가 민주당 지지층에서 이 지사를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이경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이 지사 지지층에 중도보수가 많은 데다 민주당 지지층 지지율도 상승하는 추세여서 지지율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 지지율 상황이 오히려 이 대표에게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지사가 확고한 차기 대권 1위 주자라는 인식이 생기면 야권은 물론 당 내부의 공격까지 이 지사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지사는 자기 의견이 선명한 만큼 공격받을 포인트도 그만큼 많다”고 말했다. 역대 대선 중 1년6개월 전 후보 지지율에서 1위를 기록한 정치인이 최종적으로 대권을 거머쥔 경우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단 두 명뿐이다. 이 지사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국가채무와 관련해 ‘철없는 발언’이라는 지적을 받고 논쟁을 벌이는가 하면 기본소득에 이은 기본대출 등 정책이 연이어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논란에 휘말렸다.
이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한 의원은 “현재의 양강체제가 이 대표와 민주당이 대선으로 향하는 안정적인 구도”라며 “이 대표는 향후 정기국회 입법과 당 운영에 집중하며 차근차근 성과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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