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개발 지지부진한데…김칫국 마시는 시장

입력 2020-10-18 17:06   수정 2020-10-19 01:00

“미국 대통령 선거보다 뉴욕증시에 더 중요한 건 코로나 백신 개발이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전략가는 지난 12일 이렇게 밝혔습니다. 효과적 백신 개발만이 코로나19를 종식시켜 경제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최종적 방법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날 존슨앤드존슨의 백신 임상3상 시험이 참가자 중 한 명의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병세로 중단된 데 이어 13일엔 일라이릴리의 치료제 연구도 최종 임상 단계에서 잠재적 안전성 우려로 중단됐습니다.

존슨앤드존슨은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화이자 등 미국의 ‘워프스피드 작전’ 지원을 받아 대규모 3상에 들어간 4개 제약사 중 하나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지난달 임상시험이 일시 중단됐습니다. 유럽에서의 임상은 다시 시작됐지만 미국 임상은 재개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상 연구 중단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자주 발생하는 일입니다. 이번 일은 코로나 백신 개발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례란 지적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백신이 나오면 세계 경제가 즉시 정상화될 것이라는 희망적 기대가 많은데, 실제 백신 개발은 어려우며 나온다 해도 별 약효가 없으면 지금 같은 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백신은 평균 15년의 개발 기간이 필요했습니다. 최단 기록이 약 4년입니다. 코로나 백신은 긴급성을 감안해 임상 등 모든 절차를 축약해 개발 중인데, 이는 위험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백신은 병균(혹은 바이러스)을 20% 수준까지 약화시키거나 죽인 뒤 사람 몸에 넣어서 항체를 만드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항체가 정상적 병균이 들어왔을 때 충분히 방어할 수 있을 만큼 강한지, 오래 지속할 수 있는지, 부작용이 없는지 등입니다. 이런 걸 확인하는 절차를 크게 줄인 만큼 올해 말께 백신이 나와도 효과가 낮거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 미 식품의약국(FDA)은 백신 긴급사용승인 기준을 병에 걸릴 확률을 50% 이상 낮추는 것으로 내려놓았습니다. FDA는 그동안 백신에 대해 긴급사용승인을 내준 적이 없습니다. 게다가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FDA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첫 번째 백신이 승인된 뒤 혼란과 혼돈이 나타날 것’이란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나타날 경우 백신 접종을 피하는 사태가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향후 더 좋은 백신이 나온다 해도 사람들이 기피해 오히려 코로나 퇴치가 늦춰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도 미국 내에서 백신을 맞을 용의가 있는 사람은 자꾸 줄어 50%에 그치고 있습니다.

개발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세계 인구가 접종할 만한 양을 생산하려면 적어도 1년 이상이 걸립니다. 또 대다수 백신은 냉장 혹은 냉동 유통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독감 백신 상온 노출 사고처럼 효과가 떨어집니다.

세계적으로 냉동 유통까지 가능한 의약유통망을 갖춘 곳은 선진국밖에 없습니다.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의 백신 유통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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