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안 들어간 '베지버거', 버거라 불러도 돼?" EU서 논란

입력 2020-10-19 06:34   수정 2021-01-16 00:02



유럽연합(EU)이 육류 대신 채소나 식물성단백질 제품으로 만든 이른바 비건·베지 식품을 두고 '버거'나 '스테이크' 등 명칭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투표에 부친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유럽의회는 오는 21일 육류 함유 제품에만 특정 명칭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안을 투표로 결정할 예정이다.

이 안이 발효되면 EU 역내에서 버거, 스테이크, 소시지 등 기존 고기 제품과 관련된 용어와 명칭은 동물의 고기로 만든 제품에 대해서만 쓸 수 있게 된다. FT에 따르면 이번 안이 투표를 통과한 뒤 유럽의회와 EU 정부 간 합의를 거쳐야 실제 법률로 효력을 낼 수 있다.

유럽의회 농업위원회는 작년에 이같은 내용의 법안을 유럽의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했다. 당시 소속 의원 90%의 찬성을 얻었다.

FT는 "실제 고기의 모양과 맛, 식감을 재현한 식물성 대체육 기업이 여럿 나와 인기를 끌고 있는 와중에 이같은 안건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유럽에서 식물성 대체육 매출은 73% 늘었다.

유럽 축산업계와 육류가공업계 등은 식물성 대체육 기업이 '가짜 고기'에 버거나 스테이크 이름을 붙여 소비자들을 혼동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EU농업협동조합협회(COPA-COGECA)는 "육류 제품 명칭을 보호하지 않으면 수년간 축산업계와 육류가공업체 등이 쌓아온 명성을 (식물성 대체육 기업들이) 빼앗아갈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 양돈업자는 FT에 "식물성 제품이 나쁘다는게 아니라, 버거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버거 명칭을 쓰지 말라는 것"이라며 "버거는 육류 제품을 뜻한다"고 말했다.

EU 개별국간에도 식물성 대체육 제품을 어떻게 부를지를 두고 방침이 엇갈리고 있다. 프랑스는 올해 초 식물성대체육에 대해 고기 제품 관련 용어를 쓸 수 없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반면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해 식물성 대체육 제품이 채식 표기를 분명히 한다는 조건으로 '치킨' 등 육류를 연상시키는 명칭을 붙일 수 있도록 허용했다.

미국에서도 식물성대체육 제품 명칭을 두고 논란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미국에선 '비욘드미트' '임파서블버거' 등 유명 대체육 기업의 이름과 제품명에 '미트' '버거' 등이 붙어 있다.

FT는 "식물성 대체육 기업이 육류 관련 명칭을 쓸 수 없게 하려는 움직임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개별 주(州)들이 관련 법안을 검토하는 사례가 늘어난 반면, 식물성대체육 기업과 채식운동가 등은 연방법원에서 이를 막아서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