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강한 한국차, 美·유럽 판매 '질주'

입력 2020-10-19 15:10   수정 2020-10-19 15:12


한국 자동차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서 시작된 대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데 성과를 내고 있다. 세계 양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9년 만에 최대 점유율을 기록했다. 코로나19발(發) 위기가 진정되면 한국 자동차업체들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국 브랜드의 지난 6~8월 미국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8.9%로 2011년(8.9%) 후 최고치다. 2011년은 한국 자동차업체들이 미국에서 전성기를 누리던 시기다.

한국 자동차 브랜드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직전(지난해 12월~올 2월)엔 7.7%, 코로나19로 다수 공장 가동이 중단됐던 시기(지난 3~5월)엔 8.9%였다. 협회 관계자는 “한국 내 자동차 공장의 가동 중단 시기는 다른 국가에 비해 짧았고, 미국 내 한국 업체 공장의 생산 차질도 최소화됐다”며 “코로나19 위기를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기회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한국 브랜드의 최대 경쟁자인 미국 및 일본 브랜드들은 대부분 고전했다. 미국 최대 브랜드인 제너럴모터스(GM)의 시장점유율은 18.1%(지난해 12월~올 2월)→17.0%(지난 3~5월)→16.3%(6~8월)로 떨어졌다. 포드와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다른 ‘미국 빅3’는 코로나19 확산 직전 점유율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일본 도요타의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14.2%→13.6%→13.9%로 출렁였다. 닛산은 7.1%→6.7%→5.9%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 대표 한국 브랜드들이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을 강화한 게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은 지난 몇 년간 미국에서 계속 세단 중심 라인업을 고집하다 고전을 겪었다. 하지만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현대차)와 텔루라이드(기아차), 소형 SUV인 베뉴(현대차)와 셀토스(기아차) 등 신차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9월에도 상승세는 이어졌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은 각각 5만350대, 5만5519대였다. 전년 동기 대비 4.5%, 24.4% 늘어난 규모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 판매량이 동시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한 건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이다. 3분기를 기준으로 하면 주요 브랜드 중 유일하게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닛산, 도요타, 피아트크라이슬러, GM, 폭스바겐, 혼다 등 주요 브랜드는 모두 부진을 면치 못했다.

유럽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지난 1~9월 현대·기아차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7.2%로 작년 같은 기간(6.7%)보다 0.5%포인트 올랐다. 9월 점유율은 7.8%였다. 현대·기아차 역사상 최초로 연간 유럽 7%대 점유율 기록을 달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이브리드차량과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인기가 비결로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 등 한국 브랜드들은 세계 자동차 시장이 위기에 빠지면 오히려 한 단계 성장했다”며 “위기에 강하다는 강점을 살려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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