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냉랭한데, 증권사들은 매수 추천 일색인 빅히트

입력 2020-10-19 16:01   수정 2020-10-19 16:33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 후 3거래일째 하락세다. 19일 5.74% 내린 18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20만원대도 깨졌다. 공모가(13만5000원) 대비 40% 올랐지만 시초가(27만원)대비 30% 떨어졌다. 상장 후 빅히트를 매수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은 불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매수 추천 일색이다. 7개 증권사가 매수 의견을 냈다. 이날 하나금융투자와 현대차증권은 빅히트에 대해 매수 의견을 재차 내놓았다. 상장 후 첫 리포트다. 앞서 두 증권사는 각각 6일과 15일 빅히트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낸 바 있다.

이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각각 38만원, 26만4000원으로 전과 동일했다. 현 주가보다 최소 30% 이상 오른다는 전망이다. 현대차증권 수급 문제와 밸류에이션을 근거로 댔다. 개인을 제외한 매도 물량이 약 200만주로 이미 나올 만큼 나왔다고 분석했다. 빅히트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38배로 상승여력이 있는 구간이라 봤다.

하지만 매도 물량은 지금까지가 아니라 앞으로가 더 문제다. 내달 중순부터 증권사들의 1개월짜리 보유 확약 물량 132만2416주가 시장에 풀린다. 6개월 뒤엔 기관 보유 물량 전체는 물론 방시혁 의장 보유 지분(1237만주), 넷마블(708만주), 스틱인베스트먼트(242만주) 등도 매도 가능한 물량이 된다. 개인들은 본격 팔지도 못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밸류에이션 비교 대상으로 삼아 38배인 12개월 선행 PER이 낮다는 점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자체 플랫폼인 위버스 관련 매출 비중이 40%인 점을 감안시 35~50배 사이를 적정 구간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엔터주에 플랫폼주 밸류에이션을 적용한 것이다. 업계에선 플랫폼주와 동일선상서 비교하기엔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나 카카오는 플랫폼 자체가 가치를 갖고 있지만 위버스는 BTS라는 콘텐츠를 담아낸 유통 채널일 뿐 확장성이 높은 플랫폼이라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4분기 앨범 발매 등을 고려해 올해 매출을 지금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1203억원보다 최소 44%는 높게 잡아야 한다고 전망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BTS의 군입대가 매출에 영향을 주는 시기도 2022년이 아닌 2024년부터"라고도 했다.

BTS의 인기, 군 문제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재료다. 문제는 상장 초반 기존 주주들의 적극적인 매도 행렬이 BTS 매출 비중이 절대적인 이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의심으로 번졌다는 점이다. 빅히트의 시가총액은 엔터 3사의 시총을 합친 것보다 2배 이상 많다. 엔터 3사의 12개월 선행 PER은 22~33배 사이로 이미 빅히트는 상대적으로 고평가다.

증권사들이 그리는 빅히트의 미래는 장밋빛 일색이다. 빅히트 주가의 고평가 여부, 위버스의 가치평가, BTS 인기의 지속가능성 등을 냉정하게 따져보는 시도는 잘 보이지 않는다. 정작 증권사들의 추천을 믿고 투자에 뛰어든 이들의 미래는 잿빛일까 우려스럽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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