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PEF의 밸류업 사례탐구] 20. 유니슨이 산 메디트, 코로나19로 '전화위복' 사연은

입력 2020-10-20 19:28   수정 2020-10-20 19:30

≪이 기사는 10월20일(14:2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치과용 의료장비 시장에서 최근 메디트가 화제다. 매사추세츠공대(MIT) 박사 출신 장민호 사장(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이 창업한 이 회사는 2018년 구강스캐너(IOS) 시장에 진출해 불과 2년 만에 세계 3위에 올랐다. 지난해 국내 사모펀드(PEF) 유니슨캐피탈이 경영권을 가져간 이후 실적 개선세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20일 의료장비업계에 따르면 메디트는 올해 3분기 큰 폭의 매출 증가를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는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지난 2분기만 해도 메디트는 다른 회사들처럼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고 매출이 급감했다. 주요 거래처인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코로나19로 전면 봉쇄조치(록다운)가 시행되고 항공 운항이 중단되면서 주문받은 물건도 보내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4월 매출(약 20억원)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3%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7~9월 매출이 작년 수준을 회복하면서 극적인 반전이 찾아왔다. 최근 추세라면 4분기에는 월 100억원의 매출을 너끈히 찍을 것으로 메디트는 내다보고 있다. 2분기 실적이 급감했음에도 올해 전체 매출은 작년 대비 1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회사는 예상했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률이 매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당장의 매출보다 중요한 것은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유니슨캐피탈에 경영권을 넘긴 뒤에도 2대 주주로 이사회 등에 참여하고 있는 장민호 사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오프라인 딜러를 중심으로 팔리던 구강스캐너 시장이 온라인 주문 위주로 급속도로 재편됐다”고 소개했다. 치과의사들이 오프라인 딜러와의 만남을 꺼리고 온라인 주문을 선호하게 돼서다. 록다운 때문에 매출이 감소한 의사들이 가격이 60% 낮으면서도 품질이 좋은 메디트 제품을 고르는 경향도 뚜렷해졌다.

대주주가 된 유니슨캐피탈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스트라이커의 아시아태평양 대표를 지낸 고규범 씨를 새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대형 치과 체인 등을 겨냥한 전담팀을 꾸리는 한편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웨비나(웹 세미나) 시스템을 도입해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했다.

구강스캐너 시장은 치과용품 전반을 생산하는 대기업 계열사들과 메디트 같은 소수의 독립적인 회사들이 경쟁하는 구도다. 특히 오프라인 딜러 네트워크는 치과용품을 생산하는 몇몇 글로벌 대기업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메디트 관계자는 “현재 시장점유율은 15~20% 수준으로 얼라인테크와 3셰이프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인데, 이 추세대로라면 3셰이프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서는 것도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대기업의 네트워크와 싸워야 했던 메디트로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유리한 판이 형성된 것이다.

급속한 성장세를 뒷받침한 유니슨캐피탈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유니슨은 작년 말 KKR 등 글로벌 대형 사모펀드를 경쟁에서 물리치고 이 회사 지분 51%를 샀다. 당시 메디트의 몸값은 6000억원대 중반이었으나 조만간 1조원 이상의 몸값을 기록할 것이 유력하다. 김수민 유니슨캐피탈 대표는 “메디트를 2년 내 글로벌 시장점유율 1등 회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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