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10조원 규모[마켓인사이트]

입력 2020-10-20 08:20   수정 2020-10-20 15:41

≪이 기사는 10월20일(08:2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부문 인수에 나선다. 이르면 오늘 양 측이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문을 포함한 메모리사업부 인수를 결정하고 막바지 협상에 돌입했다. 몇 가지 세부 조건을 조율한 후 이르면 오늘 양 측이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인수가격은 90억 달러(약 10조2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속하게 결정..이르면 오늘 계약

SK하이닉스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인텔측은 BoA메릴린치가 주관을 맡았다. 양 사 모두 미국 현지 IB와 국내 서울사무소가 협업해 거래를 주도했다.

양 측은 1년 6개월간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SK하이닉스는 이번 거래로 인텔이 보유한 낸드부문 고정자산, 인력, 지적재산권을 단번에 확보하게 된다. 인텔은 중국 다롄에 3D낸드 플래시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인텔은 기업형 SSD(ESSD)부문에서 강자로 꼽힌다. 그간 SK하이닉스는 낸드부문 컨트롤러 분야에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인수로 낸드부문 역량 강화와 동시에 인텔의 기업형 SSD 시장 점유율을 단번에 확보하게 됐다.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를 제치고 낸드부문 2위업체로 올라서게 된다.

한 딜 관계자는 "계약서가 거의 마무리된 상황"이라며 "인텔과 SK하이닉스가 큰 틀에서 합의하는 덴 시간이 걸렸지만, 서로 자문사를 선정해 논의를 본격화하자 석달도 되지 않아 계약서 작성까지 왔다"고 전했다. 원래 양측은 내년 초쯤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일단 공감대가 형성되자 나머지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얘기다. SK그룹과 인텔 측 경영진이 머뭇거리지 않고 빠른 판단을 내렸다.

SK하이닉스에선 노종원 부사장이 이번 거래의 핵심 역할(Key-man)을 담당했다. 노 부사장은 지난 2018년말 SK텔레콤에서 SK하이닉스로 이동하면서부터 이번 거래를 전담했다. 노 부사장은 과거 SKT에서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 투자 등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인수자금 조달은 현재까진 SK하이닉스가 자체적으로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글로벌 각 국의 기업결합신고 절차를 마쳐야하는만큼 거래 종결까진 최장 1년여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PEF운용사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의 참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인텔, 왜 팔았나

인텔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 사업부는 하드 드라이브나 카메라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생산한다. WSJ는 인텔이 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자꾸 떨어지자 이 사업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고 전했다. 시장이 공급과잉을 겪었던 2018년 상황이 이런 결정을 더 부추겼을 가능성이 있다.

WSJ에 따르면 인텔의 최고재무책임자를 맡고 있는 조지 데이비스는 지난 3월 데이터센터 등의 수요가 급증하며 플래시 메모리 시장이 커지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인텔은 지금까지 기대에 미치는 수준의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에서는 고급제품군을 대량생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주가도 지지부진한 가운데 어드밴스트 마이크로디바이스 등 경쟁사의 시장 점유율과 주가는 올라가는 것도 골칫거리였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중국 기술기업의 성장을 견제하기 위해 화웨이 부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면서 관련 업계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WSJ는 인텔의 중국 다롄 3D(3차원) 낸드 생산 공장도 이번 매각에 포함된다고 전했다.

차준호/이상은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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