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10기, 8년 내 설계수명 만료…언제든 조기 폐쇄될 운명

입력 2020-10-20 18:06   수정 2020-10-21 02:47

감사원의 월성 1호기 감사 결과가 나오면서 설계수명 만료를 앞둔 다른 원전들의 수명 연장 가능성은 오히려 더 희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원전을 계속 가동하는 게 경제성이 있는지 평가할 기준부터 새로 만들어야 해서다.

감사원은 20일 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향후 원전 계속가동과 관련된 경제성 평가에서 합리적인 평가 기준을 설정하는 등 경제성 평가 결과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높일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시급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감사원은 “원전의 계속가동에 대한 경제성 평가 때 판매단가, 이용률, 수선비 등에 따라 결과에 많은 차이가 발생하는데 명시적 규정이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설계수명 만료 시점이 가장 가까운 국내 원전은 고리 2호기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있는 고리 2호기는 1983년 7월 25일 상업운전을 시작해 2023년 4월이면 40년 설계수명이 끝난다. 한수원은 “노후 원전들의 수명 연장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온 만큼 실무적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감사원 감사 결과대로면 나머지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을 안 하는 건 물론이고 주민 수용성 등 다른 이유를 들어 지금 당장이라도 얼마든지 조기폐쇄할 수 있다”고 했다.

탈(脫)원전 정책이 전면 수정되지 않으면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가능성도 희박하기는 마찬가지다. 울진 신한울 3·4호기는 제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17년 2월 정부로부터 발전사업 허가를 받고 건설작업을 해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제외됐으며 건설사업은 무기한 중단됐다. 매몰 비용은 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에 따른 경제 피해는 이날 기준 1조167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월성 1호기는 ㎾h당 한수원에 60원, 한전에 50원의 수익을 안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월성 1호기가 있는 경주시에는 1원씩 지급됐다. 2018년 6월 15일 한수원 이사회 결정으로 월성 1호기가 멈춘 859일간의 기간에 최초 경제성 평가 때 반영한 85%의 가동률을 적용하면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을 산출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한수원이 6308억원, 한전이 5257억원, 경주시가 105억원의 손실을 봤다.

구은서/노경목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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